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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박윤진 감독

freemaden 2020. 12. 9. 20:39

영화 내언지전지현과 나는 박윤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넥슨 고전 MMORPG 게임인 일랜시아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품입니다. 감독 본인이 16년 동안 일랜시아에서 활동해 온 고인물 유저였기 때문에 일랜시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넥슨 운영자마저 포기한 일랜시아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들을 감독 본인이 오랜 시간 동안 직접 겪으면서 이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박윤진 감독은 자신의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이 영화를 기획했지만 교수들의 반대에 부딪혀 연출의 기회가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영상제작교육단체에 들어가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의 작업을 계속했고 결국 40분짜리 단편을 완성하고 여기에 살을 더 붙여서 71분짜리 장편을 완성합니다. 

 

 

그 후에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이 영화가 최초로 공개돼 관객들의 좋은 호응을 만들어냈으며 입소문을 타고 넥슨 관계자의 귀에까지 들어가 결국 넥슨은 박윤진 감독을 비롯한 일랜시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유저들을 회사로 초대해 최초의 일랜시아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는 놀라운 성과를 낳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넥슨은 잊혀져 가던 게임 일랜시아에서 12년 만의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박윤진 감독의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감독의 바람대로 일랜시아를 심폐소생술로 되살려 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영화의 영상에 다시 덧붙여지면서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86분의 장편 영화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직도 일렌시아를 하고 있는 이유"

 

영화의 시작은 이 물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박윤진 감독은 자신의 동생이나 지인 그리고 길드원을 만나고 왜 아직도 일랜시아를 계속해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일랜시아의 유저들은 일랜시아가 게임 내 운영자가 없어지고 나서 오히려 넥슨 게임의 특성인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불평등과 이에 따라오는 스트레스가 덜하고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하고 싶은 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운영자가 없어진 게임 세계관에서 여러가지 자동 매크로가 생겨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다수 유저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일랜시아의 유저들이 키우는 캐릭터들 또한 최근 게임 내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효율을 중시한 획일화된 시스템이 지배하게 됩니다. 여기에 불법 버그를 이용해 여러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성 유저가 생겨나자 박윤진 감독은 넥슨을 직접 찾아가 이 문제를 고쳐달라고 강하게 요구합니다.

 

 

지금까지 대다수 유저들은 넥슨 운영자가 돌아온다면 자신이 편하게 이용했던 자동 매크로가 없어질 것을 두려워해 악성 유저를 고발하지 못했고 이를 이용한 악성 유저들은 더욱더 다른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던 때였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박윤진 감독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감독의 요구에 응한 넥슨은 악성 유저가 만들어낸 버그를 손쉽게 제거하고 매크로는 없애지 않고 유지하게 되면서 박윤진 감독은 일랜시아 게임 내에서 영웅으로 등극합니다.

 

 

결국 영화는 일렌시아 내 세계관의 문제점과 이 문제점을 고치려 하지 않고 체념한 유저들의 모습들을 비추면서 현실과 닮은 점을 조명합니다. 우리의 현실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을 바꾸려 하지 않고 오히려 받아들이고 체념함으로써 세상을 조롱과 한탄만 하면서 바뀌지 않는 세상 탓을 하는 것과 게임 내 유저들이 게임을 만든 넥슨을 욕하는 것과 큰 차이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의 힘이 발현된 게임 일렌시아"

 

하지만 박윤진 감독이 혼자 게임을 즐기는 타입이었다면 박윤진 감독이 넥슨을 찾아가고 이 모든 과정을 영화로 만드는 일은 실현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윤진 감독은 일랜시아라는 게임을 하면서 여러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고 길드원들과 정모를 하거나 실제로 친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게임 내에 여러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그 16년 동안의 추억들이 스며들어 있는 일랜시아를 애정 했기 때문에 박윤진 감독뿐만 아니라 그녀와 함께하는 여러 동료들이 그녀의 뜻에 동참했고 결국 영화로까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일회성 파티로 이루어진 모바일 게임에서는 특히나 볼 수 없는 현상들로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에서는 게임 내 커뮤니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최근의 게임들에 비해서 그래픽과 상업성이 떨어져도 그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힘을 합쳐 액션을 취한다면 1990년대의 다 죽어가던 게임도 다시 살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즉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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