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은 고구려 시대에 당 태종의 20만 대군과 5천 명의 수비군이 지키고 있는 안시성에서 벌어진 전투를 영화로 그린 작품입니다. 당시 전력만 해도 수백 배가 차이가 나서 도저히 지켜내지 못할 것 같았던 이 전투의 승리는 안시성으로 기록됩니다. 실제 고구려 사서에 단 3줄만이 기록되어 있는 이 전투를 영화화하기로 한 김광식 감독은 부족한 자료 때문에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최대한 근접해서 영화를 만들되 그 이외의 요소들은 상상력을 가미해서 영화로 연출했습니다.
전투 장면이 주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화 안시성에 투자된 제작비는 한국 사극 영화로서는 액수가 큰 편입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이 약 600만 인 이 영화의 최종 관객 스코어는 손익분기점에 조금 미치지 못한 540만입니다. 영화에 보조 출연자만 7000명이 넘어가는 데다 여러 공성 도구가 실제로 전투에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에 나오는 전투 장면의 스케일은 역대 최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투 장면만큼은 지금까지의 한국 사극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안시성 줄거리 소개"
고구려 시대 당태종이 20만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하고 고구려의 성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갑니다. 당태종은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 부근에 있는 안시성을 치고 안시성의 성주인 양만춘은 군세에 굽히지 않고 맞서 싸웁니다. 하지만 연개소문은 양만춘이 자신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는다 하여 자신의 심복인 사물을 보내 양만춘을 암살하려 하는데...
"총 4번의 전투와 역대급 스케일"
영화 안시성의 가장 큰 장점은 전투장면의 스케일입니다. 영화 안시성에서 전투는 총 4번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가 평야에서 벌어지는 전투, 나머지는 안시성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공성 도구를 활용한 전투입니다. 영화 제목이 안시성인 것처럼 전투 장면 중에서도 특히 공성전투가 돋보이며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공성전다운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 화려함과 웅장함이 느껴집니다. 특히 많은 군사를 태운 공성 차가 이동하면서 안시성을 위협하는 모습과 양만춘이 기지를 발휘하여 화공을 써 공성 차를 다 태워버리는 모습은 전투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몇몇 캐릭터들의 과장된 여포무쌍"
영화 안시성에는 양만춘의 다양한 무기와 장기를 가진 부하들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 설현이 연기하는 양만춘의 여동생 백하는 말을 타고 혼자 당태종의 진지에 쳐들어가는 무모함을 보입니다. 마치 불나방처럼 금방 타버릴 것만 같았던 백하는 당태종의 많은 군사를 물리치고 당태종의 앞에서 활을 당겨 당태종의 얼굴에 상처를 입힙니다. 지금까지는 군사 전술에 맞게 잘 진행해오다가 갑자기 홀로 적진에 뛰어드는 것도 좀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당태종의 목숨에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정말 이게 가능하다면 전술 전략은 필요 없는 부분이기에 몇몇 인물들의 과장된 연출은 오히려 영화의 밸런스를 무너뜨립니다.
"액션은 최고 스토리 전개는 글쎄..."
분명 영화 안시성의 액션은 지금까지 한국 사극 영화 중에는 수준급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시성의 양만춘이 당태종에 맞서 성을 지킨다는 이 단순한 스토리에도 신파적 연출이 다분히 들어가고 개연성에도 많은 구멍이 발생합니다. 신파보다는 담백하게 전투적 장면에 차라리 좀 더 신경을 썼다면 관객이 영화를 감상하기에 훨씬 더 깔끔한 영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안시성은 한국 사극 영화에 회자되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감명 깊은 대작 사극은 아니더라도 최초로 공성전에 올인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비록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은 못 넘겼지만 앞으로도 이 정도의 수준의 사극 영화가 많이 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극 전투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추천하는 영화이며 서사적 스토리의 전개를 주의 깊게 보는 관객이라면 실망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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