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진행되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실제 과거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목으로 이 영화가 관객의 반응을 노리는 것은 바로 추억과 로맨스입니다. 1990년대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200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변천사를 영화를 통해 볼 수 있으며 관객들은 지금은 보기 힘든 옛 도시의 풍경에서 반가움과 그리움을 다시 소환할 수 있습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은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김고은과 정해인이며 고등학교 시절 때부터 우연히 시작된 둘의 인연이 우연을 거듭해 사랑으로 싹트는 2000년대까지의 러브 스토리를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추억 회상과 기적 같은 로맨스 스토리에 대한 감동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게도 저는 이 부분에서 가슴을 울릴 만큼의 큰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김고은의 연기는 그녀만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유열의 음악앨범 줄거리 소개"
현우는 소년원에 갔다 온 후 학교를 자퇴하고 미수와 은자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알바로 일합니다. 모든 사람이 현우를 손가락질하고 믿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 은자와 미수는 진심으로 현우를 따뜻하게 대해줍니다. 한 때의 행복한 시절을 보내던 현우에게 학창 시절 어울려 지내던 친구들이 빵집에 찾아와 횡패를 부리고 현우는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친구들을 데리고 나갑니다. 하지만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에 옆에 손님과 시비가 붙어 싸움에 휘말리게 된 현우는 다시 소년원으로 가게 되고 현우는 빵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미수는 빵집을 내놓고 대학교를 졸업 후 취직하게 되고 현우는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또다시 마주치게 된 현우와 미수는 반가움에 미수의 집까지 초대하지만 다음 날이 현우의 군 입대날이라 또다시 헤어지게 됩니다. 미수는 현우의 이메일을 만들어주고 이메일 주소를 적어 쪽지를 건네줬지만 비밀번호를 적지 않아 둘은 또다시 기약 없는 헤어짐을 맞게 됩니다.
군에서 휴가가 나오거나 제대를 하고 나서 현우는 계속해서 미수를 수소문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게 되고 시간이 더 흘러 현우는 이메일 주소의 비밀번호를 찾아내 미수에게 드디어 연락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전화통화를 하고 둘은 저녁에 통화를 다시 한 뒤 만나기로 했지만 현우는 또 다시 사건에 휘말리면서 둘은 헤어짐을 반복하게 되는데...
"헤어짐과 우연의 반복"
영화에서 현우과 미수는 빵집에서 처음 서로를 보게 되고 극적인 감정 없이 서로에게 이끌립니다. 그리고 헤어진 뒤에도 둘은 서로를 그리워하다 우연히 동네에서 만나 지난 얘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또 헤어지고 우연히 만나고... 이 인위적인 반복됨이 오히려 영화의 몰입감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두 사람의 극적인 로맨스 이야기의 감동 효과가 줄어들면서 이 영화의 로맨스는 다른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얘기가 되고 맙니다.
"레트로 감성의 겉만 건드린 얕은 연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는 1990년대 내가 살았던 동네의 모습을 회상할 수 있게끔 장소를 잘 선정했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1990년대를 회상할 수는 있지만 그때만의 감성을 살려내지는 못하는 수준으로 그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에서처럼 그 시대만의 감성을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겉 부분만 살짝 보여주고 지나가는 식의 장면들이 많아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영화 촬영의 세트를 잘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그 시대만의 감정이 표현되는 이야기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김고은이 끌고 갔던 중후반부"
초반부에 정해인이 돋보였다면 영화 중후반은 김고은이 돋보였습니다. 미수가 대학을 졸업하고 험난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자괴감을 느끼고 작가가 될 때까지의 감정의 오르락 내리락을 김고은의 연기가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차라리 로맨스 이야기 보다 IMF 대한민국에서 겪어야 했던 미소의 꿈과 현실의 딜레마가 느껴지는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소는 대학을 졸업 후 꿈보다 현실을 택했지만 이내 자신이 소비돼버리고 망가지면서 자신에게 '후졌다'라는 표현까지 쓰게 됩니다. 결국 미소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작가로 다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을 다시 되찾게 됩니다.
물론 로맨스적인 스토리도 개연성만 제외하면 정해인과 김고은의 호흡이 나쁘지 않아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영화의 우연이 자꾸만 겹치고 인위적인 연출이 느껴지는 장면이 많이 보이면서 로맨스의 극적인 감동을 이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좋은 부분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으며 영화보다는 TV 드라마로서 연출되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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