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아서: 제왕의 검은 고대의 영국을 다스렸다고 알려져 있는 절대적인 왕, 아서왕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영화입니다. 또한 여기에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까지 이야기의 주요 소재로 등장해 고전 판타지적 느낌이 나기 때문에 반지의 제왕이나 왕좌의 게임과 같은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영화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셜록 홈즈 영화 시리즈와 최근 디즈니 실사판 알라딘을 연출한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에릭 바나, 에이단 길렌, 주드 로 같은 배우들의 출연까지 스텝과 배우들의 라인업은 영화의 기대를 한층 더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스텝과 배우들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결과물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아마도 감독인 가이 리치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아서왕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대로 좀 더 가볍게 풀어내고자하는 생각으로 촬영했겠지만 오히려 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영화는 웃기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은 무미건조한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설픈 유머와 상황에 어울리지도 않는 가벼운 분위기가 영화의 몰입감만 방해하면서 영화는 수많은 킹 아서를 주제로 한 영화 중의 최악의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킹 아서: 제왕의 검 줄거리 소개"
마법의 검 엑스칼리버를 들고 어둠의 힘과 싸워 나라를 지켜낸 형을 시기하고 질투한 보티건은 결국 어둠의 힘을 빌려 형을 살해하고 자신이 왕위에 오릅니다. 조카 아서는 운 좋게 살아남아 가난한 마을의 몸을 파는 여자들에게 길러지게 되고 척박한 환경에서 강하게 성장합니다. 한편 형이 남긴 엑스칼리버를 아무도 바위에서 뽑지 못하자 보티건은 그 검을 뽑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고 그것을 빌미로 삼아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아서를 찾아 죽이려 합니다.
결국 우연히 엑스칼리버를 뽑는 지원자에 뽑힌 아서는 남들이 뽑지 못했던 그 전설의 검을 단번에 뽑아버리지만 칼의 힘에 의해 정신을 잃고 맙니다. 병사들에 체포된 체로 삼촌인 보티건 왕 앞에 끌려간 아서에게 보티건은 사형을 명하고 칼이 아서의 목을 내리치는 순간 왕궁의 주변에서 동물들이 날뛰고 기괴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킹 아서의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기에 완벽한 요소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마법,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 아서왕, 마법사 멀린, 아서 왕을 따르는 추종자들등. 이 완벽한 재료들을 감독은 맛있는 요리로 완성하지 못합니다. 마법사의 마법은 동물을 조정하는 힘으로 영화에서 수없이 많이 나오지만 큰 임팩트는 주지 못하고 킹 아서의 엑스칼리버를 활용한 검무도 화려함만 강조했을 뿐, 정신없는 검무로 관객은 영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서 왕의 액션을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아서 왕의 이야기에서 아서의 캐릭터가 매력이 없으니 영화의 몰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제일 중요했던 부분은 아서가 진정한 왕으로서 엑스칼리버의 주인으로서 각성하는 장면입니다. 평민으로 자란 아서가 진정한 킹 아서로 변하는 과정이 시종일관 가벼운 분위기와 공감 안 되는 감정 팔이로 효과를 얻지 못하는 탓에 아서가 하려는 모든 개혁과 혁명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아서 왕의 신하들도 왜 비천하게 자란 아서를 따르는지 왕가 혈통의 이유 말고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공감대가 많이 떨어집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선전한 캐릭터는 바로 주 드로가 연기한 보티건입니다. 영화의 많은 캐릭터들 중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과 폭압의 이유가 가장 확실하고 명확하게 보여지는 캐릭터기도 하고 주 드로의 연기도 완벽한 폭군 보티건을 소화해내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는 인물입니다.
영화는 다음 시리즈로 이어지는 화면을 시사하지만 이 정도의 완성도로 그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킹 아서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도 이 영화의 시청은 지루할 수 있으며 주 드로의 연기만이 돋보였던 안타까운 망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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