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og

영화 봉오동 전투 후기(원신연 감독의 대한 독립군 영화)

freemaden 2019. 8. 7. 13:29

영화 봉오동 전투의 감독은 원신연 감독으로 이전 작품으로는 살인자의 기억법, 용의자, 구타유발자들 등의 대표작들이 있는 배테랑 감독입니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의 이야기를 홍범도 장군을 조명한 1인 영웅 이야기로 연출하지 않고 지금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들의 투쟁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또한 영화 나랏말싸미의 역사왜곡 논란을 감안해 철저하게 역사적으로 고증된 자료로 그 위에 살과 색만 덧붙여서 만든 영화가 바로 봉오동 전투입니다.

 

 

원신연 감독은 촬영이 들어가기 앞서 영화에서 중요한 전투신을 촬영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는데만 1년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영화에서 벌어지는 봉오동 전투는 실제 봉오동이 아닌 감독이 대한민국의 여러 곳을 탐방하고 촬영한 장소들입니다. 때문에 영화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지형들이 전투 전략을 짜기에 알맞은 지형들로 이루어져 있고 영화는 이를 잘 살려 수적을 과시한 막싸움이 아닌 전략적인 전투 장면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봉오동 전투 줄거리 소개"

 

3.1 운동이 일본군에 강제로 제압되고 조선이 억압받던 그 시대, 조선 땅의 독립군들을 토벌하기 위해 일본군들은 독립군들의 근거지인 봉오동으로 진격합니다. 일본군들은 통과하는 모든 마을들의 주민들을 붙잡아 심문하고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이에 독립군은 일본군들을 죽음의 골짜기라 불리는 장소까지 유인해 일본군들을 일사토벌하려는 작전을 세우게 되고 이 작전의 미끼 역을 맡은 이장하 분대장은 부대원들을 이끌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려 하는데...

 

 

영화 봉오동 전투의 장점은 바로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의 조합입니다. 어린 배우부터 능숙한 배테랑 배우들까지, 영화의 처음부터 봉오동 전투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감정의 층을 조금씩 쌓아올릴 수 있었던 부분은 분명 배우들의 공이 큽니다. 사실 이 영화는 너무 국민감정에 기댄 부분이 많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은 감정에 지칠 수 있는 위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점은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립군 인물들의 각기 특성을 잘 살린 부분이 좋았습니다. 총과 군략에 밝은 이장하(류준열), 사격솜씨는 서툴지만 검술은 일본군을 압도하는 황해철(유해진), 이렇게 영화의 두 주역이 자신의 역할에 맡게 부하들을 이끌고 일본군을 압도하는 장면은 영화의 일본군 만행에 분노하는 감정에 시원하고 통쾌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국민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 장면들이 너무 1차원적이고 자극적이며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단순한 패턴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부르짖는 애국과 투쟁은 설사 그 메시지가 절대적으로 옳은 진리라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강압적인 불편함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의 메시지는 강압적인 논리와 인위적인 대사로 관객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눈치 못 챌 정도로 영화의 장면과 대사 안에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관객들은 그 부분을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 수 있어야 좋은 연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봉오동 전투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영화입니다.

 

 

분명 영화 봉오동 전투는 좋은 의도와 많은 정성이 들어간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극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한 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 적절한 소재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이 무색할 만큼 영화는 이전의 진부한 역사적 한국영화와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탄식이 나올 만큼 많은 아쉬움과 여운을 남게 하는 영화입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