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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자 후기(박서준의 불주먹 구마 액션)

freemaden 2019. 7. 31. 13:25

영화 사자는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작품으로 청년경찰에 이어 다시 한번 배우 박서준과 김주환 감독이 같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국민배우 안성기까지 합류하면서 영화 사자는 단숨에 기대작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에서 구마 의식이 상당 부분 차지하는 만큼 영화 검은 사제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겠지만 검은 사제들에서 나오는 구마 의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로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구마 액션 의식이라고 할 만큼 구마 의식에서 액션이 차지하는 바가 상당히 큽니다.

 

 

때문에 이 영화의 세계관과 이야기의 형식은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다른 새로운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UFC 선수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만 그 주인공 캐릭터가 구마의식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 말이 안 되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악령을 퇴치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주인공인 용호의 손바닥에서 흘러나온다는 점도 악령을 퇴치하는 구마 이야기에 어울리기보다는 마블에서 나올법한 히어로 이야기에 더 잘 부합되는 요소입니다.

 

 

즉 이 영화는 악령과 싸우는 구마이야기면서도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판타지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조합을 관객들이 어디까지 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이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알 수 있는 관람 포인트입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중심적으로 보고 영화를 평가한다면 이 영화는 분명 망작의 반열에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표현되고 있는 세계관과 인물들에서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낀 관객들이라면 극찬은 힘들더라도 최소한의 재미 정도는 선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사자 줄거리 간단 소개"

 

용후는 경찰관인 아버지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단속 하러 나간 현장에서 통제에 따르지 않는 한 운전자에 의해서 사고를 당하게 되고 아버지는 병원에서 숨을 거두게 됩니다. 진실한 기독교였던 용후는 기도를 열심히 해도 예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 생각하고 예수님을 비난하고 증오합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용후는 격투기 선수로서 대성공을 하고 매번 시합에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머리에 목소리가 울리는 것을 감지합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자신의 손바닥에서 계속해서 출혈이 나와 이상함을 느낀 용호는 매니저의 동생이 실력 있는 무당이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갑니다. 무당은 용호에게 악령이 따라다녀서 그렇다고 하고 어떤 장소에 가보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 거라 했습니다. 용호는 무당 말대로 그 장소로 나갔지만 그 장소는 용호가 싫어하는 성당이었고 그 안에서는 마침 두 신부가 구마 의식이 진행 중이었는데...

 

 

 

"신파로 이끌어가는 영화의 스토리"

 

영화 사자의 가장 큰 결점은 스토리의 개연성과 신파극입니다. 용호는 어릴 적 아버지의 죽음의 탓을 모두 예수님에게 돌립니다. 물론 그 탓을 신에게 할 수는 있겠지만 용호는 남 탓을 넘어서 증오하는 수준까지 발전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안 신부를 멀리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만 결국에는 안신부를 도와 악령을 퇴치합니다. 이유는 신부의 뒷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인데 이처럼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스토리가 군데군데 있어서 몰입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또한 이종격투기 파이터인 용호가 안 신부보다 퇴마력이 더 강력하다는 점도 사실 잘 납득은 가지 않습니다. 영화의 표현을 빌리면 성은을 입었다는 건데 아버지의 죽음 이후 신을 저 벼렸던 용호에게 신력이 생긴 부분을 영화는 용호가 진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진실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더 신을 증오했던 거라는 논리로 해석하니 납득하기보다는 억지성의 느낌이 더 강하게 생깁니다. 결국 영화에서 용호의 행동은 모두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고 아버지가 동기가 됩니다. 문제는 그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장면보다 억지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는 점입니다.

 

 

"허무한 구마 의식"

 

영화에서 구마 의식은 여러번 진행됩니다. 한 번의 구마의식으로 만든 영화가 대부분인데 어떻게 한 편의 영화에서 구마 의식이 여러번 진행될 수 있었냐하면 그건 구마의식이 매우 간결하고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원래의 구마의식은 악령의 이름을 말하게 하고 몸의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식으로 끝냈다면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손바닥으로 모두 해결합니다. 악령이 씌인 사람들의 이마에 주인공 용호의 손바닥이 닿자마자 악령의 혼이 불타게 되면서 구마의식이 종료됩니다.

 

 

결국에는 구마 의식에서 박서준의 격투기 액션을 곁들인 퇴마 액션을 볼 수 있습니다. 악령에 씐 사람들과 육탄전을 벌이다 그 사람의 이마에 손을 얹어 악령을 태우는 패텁입니다. 저는 차라리 배우 안성기의 고전적인 퇴마 방법이 더 아슬아슬해서 긴장감도 있고 감상하는데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사자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이 최선을 다한 느낌입니다. 특히 악마를 모시는 우두머리 사제를 연기한 배우 우도환은 허술한 시나리오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돋보이게 하는 연기를 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악령에 씌인 아역배우 정지훈 또한 영화에서 유독 빛나는 메소드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구마 의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검은 사제들이나 컨져링, 엑소시스트의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액션만 봐도 마동석 배우가 출현하는 영화들의 액션에 비하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정말 독특한 세계관과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쿠키영상에서 밝힌 후속편의 제작만큼은 만류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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