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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길복순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해석 세대간의 벽

freemaden 2023. 4. 1. 15:50

영화 길복순은 불한당, 킹메이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어 많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중년의 여성 킬러 길복순을 중심으로 그녀가 속한 살인청부회사 M.K에서 그녀를 시기해 제거하고자 하는 인물이 음모를 꾸미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려냅니다. 또 길복순 본인이 킬러를 본업으로 살아가지만 딸에게 정체를 숨기고 딸 또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엄마에게 솔직하게 말 못 하면서 모녀간의 벽,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밝으면서 세대 간의 소통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영화 길복순 줄거리 소개"

 

차민규 대표가 운영하는 살인청부업체 M.K에서 오랫동안 에이스 킬러로 활동한 길복순은 한 어린 청년에 대한 암살을 지시받습니다. 복순은 회사 견습생이자 복순을 우러러보는 영지와 함께 작업에 착수하지만 청년의 암살을 사주한 게 그의 정치인 아버지임을 알게 된 복순은 의도적으로 타깃에 대한 암살을 실패합니다. 회사의 내리는 임무에 따르지 않는 직원은 회사 측에서 말살해야 했지만 차민규 대표는 길복순의 행동을 눈감아주며 넘어가려 했고 이에 분개한 차민규 대표의 여동생 차민희는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한 B급 킬러들에게 길복순에 대한 살해를 지시하는데...

 

 

"떳떳하게 살고자하는 복순"

 

지금까지 수도없이 회사에서 지시한 사람들을 죽여온 복순은 딸 재영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조금씩 삶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딸에게 자신의 본업이 암살자임을 숨기고 있었지만 회사와 재계약하지 않고 미루면서 자신의 업에 대해 갈등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회사에서 받은 지령이 젊은 청년을 죽이는 일이었는데 그 일을 사주한 사람이 청년의 아버지임을 알아버렸고 또 그 아버지가 자신의 위신을 위해서 부정입학에 휘말린 아들을 제거하려는 속셈을 파악하면서 복순은 처음으로 회사에서 내린 지령을 이행하지 않습니다. 그녀 또한 한 아이의 엄마였기에 차마 누군가의 자식을 죽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복순의 행동으로 M.K 회사 이사인 차민희는 분노했고 그동안 오빠 민규의 총애를 받고 있던 길복순을 눈엣가시로 여겼기에 그녀는 이참에 길복순을 제거하고자 합니다. 이에 길복순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지금은 일등급 킬러자리에서 멀어져 버린 동업자들에게 승진을 약속으로 길복순에 대한 암살을 지시합니다. 이에 길복순을 따르던 영지 이외에 모두가 적으로 돌아서 복순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복순을 당하지 못하면서 길복순에게 살해당합니다.

 

 

"어른들의 욕심과 사정으로 희생된 젊은 신입"

 

결국 차민희 이사의 시기와 질투로 비롯된 지령으로 인해 다른 회사에 소속된 킬러들까지 길복순을 공격했고 길복순이 이를 모두 반격하고 그들을 해치우면서 상황은 점점 더 꼬여만갑니다. 다른 회사의 대표들이 모두 M.K로 찾아와 길복순과 길복순과 함께 다녔던 신입 영지를 내놓으라며 항의했고 이에 민규는 가장 앞장서서 항의하던 대표를 힘으로 찍어 누르면서 모두의 입을 막았지만 이에 납득하지 못하는 대표는 회의장을 서둘러 떠나면서 암살업체들을 규합하고 통솔했던 차민규 대표의 리더십에 큰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길복순은 지령으로 지목된 젊은 청년과 자신을 따르는 수습생 영지에게 회사가 손을 대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회사의 재계약에 사인하려 하지만 이미 차민규 대표가 이 모든 일에 대한 목격자인 영지를 살해한 걸 알게 되면서 그녀는 차민희 이사를 살해하고 차민규 대표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허물어진 모녀의 갈등"

 

복순은 딸 재영을 끔찍하게 사랑했지만 딸의 행동에 크게 타박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 본인이 이미 어릴 때부터 험한 길을 걸어왔고 지금도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딸이 담배를 피우거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딸을 크케 혼내지 못합니다. 그저 딸이 자신과는 다른 게 자라 닮지 않도록 하는 것에만 신경 썼으며 이러한 복순의 애정은 재영에게는 진심으로 와닿지 못하면서 딸과 엄마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재영이 학교에서 남학생을 가위로 공격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때 복순이 학교에 불려 가면서 복순은 딸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학교는 재영에게 일주일 정학 및 사건조사 여부에 따라 퇴학 조치까지 내렸고 이에 복순은 재영에게 자초지종을 캐묻자 재영은 엄마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남학생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조심스럽게 사건의 전말을 밝혔는데 딸의 말을 듣고 난 복순은 딸을 탓하기보다 그녀의 정체성을 인정해 줌으로써 딸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이후 복순은 이길 확률이 거의 없어 보였던 스승이자 선배인 차민규 대표와의 대결에서 민규의 약점을 파악해내면서 그의 감정을 이용해 살아남게 됩니다. 다만 민규는 자신이 복순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지 못할 걸 예상하고 복순이 자신을 살해하는 장면을 전부 그녀의 딸 재영에게 생중계하면서 그동안 복순이 딸에게 숨기고자 했던 것을 모두 밝혀내지만 일을 마치고 돌아온 복순에게 재영이 이전과 똑같이 대하면서 영화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바로 등장하는 쿠키영상에서는 전학 가기 전 재영이 자신을 배신한 친구들에게 경고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그녀 또한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듯한 행동으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키웁니다.

 

 

영화 길복순은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설정이 자주 드러납니다. 암살을 지시한 정치인 아버지와 아버지의 위신 때문에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아들, 길복순처럼 되고 싶었던 신입과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그녀를 살해한 회사대표, 또 암살자 길복순과 그녀의 딸 재영의 관계, 복순을 폭력으로 학대한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에게 살해당한 과거의 회상장면까지... 영화는 선배와 후배, 사장과 직원,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한 비극을 비추어내면서 젊은 세대의 순수함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길복순 또한 그러한 기성세대에 합류했었지만 그녀가 딸이나, 후배들에게 좀 더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면서 그녀의 칼날은 힘없는 자가 아닌 그녀를 부리던 강자들을 향해 참살하는 장면들은 부조리한 세상에 반격을 가하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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