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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외비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악의 공존으로 이루어진 한국 정치판

freemaden 2023. 3. 2. 20:09

영화 대외비는 대장 김창수, 악인전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1992년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독재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민주주의에 입각한 공정한 정의가 세워지길 바라지만 현실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혼탁한 정치판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이제 막 정치계에 입문하기만을 바라는 신생 정치인 전해웅이 자신의 야심을 이루기 위해 자신보다 더 큰 악과 손잡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악과 악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비정한 한국 정치판 시스템을 그려냅니다.

 

 

"영화 대외비 줄거리 소개"

 

1992년 부산 해운대에서 터를 잡으며 당의 공천이 확정적이었던 전해웅은 부산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권순태의 입김으로 하루만에 공천에서 탈락합니다. 이에 분개한 전해웅은 정치적 스승과도 마찬가지인 권순태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조폭 김필도와 필도의 지인인 정사장과 손잡고 무소속으로 출마합니다. 오랫동안 지역구민들의 지지를 얻어온 덕분에 전해웅이 지지율에서 강세를 보이자 권순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판을 조정하기 시작하는데....

 

 

"숨 막히는 악인들의 대결, 하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구도"

 

영화는 악인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그들이 부산이라는 거대한 먹잇감을 눈앞에 두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구도를 그려냅니다. 악인들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펼쳐지는 비정한 스토리는 이원태 감독의 전작 악인전과 비슷한 면을 보입니다. 단지 악인전이 끔찍한 범죄에 우연히 얽힌 악인들의 충돌을 그려냈다면 대외비는 그러한 구도를 정치판으로 옮겨왔을 뿐입니다. 감독은 악인전과 마찬가지로 악인들의 살벌한 대결을 이번에도 긴장감 있게 완성시켰고 또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과 같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영화의 볼거리를 상당 부분 채웠지만 기존의 한국 정치 영화들, 혹은 조폭 범죄 영화들과 큰 차별점은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와 연출에 익숙한 분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 영화의 강점은 악인들의 막상막하의 수싸움으로 높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힘에 있습니다. 악인전이 액션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야말로 정치인들의 수싸움, 즉 심리전과 모략전에 있습니다. 신생 정치인 전해웅은 부산에서 제일가는 권력과 부를 자랑하는 권순태에게 맞서려 하지만 권순태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히 움직이고 선거관리 직원을 매수해 선거 결과까지 자신의 입맛대로 바꿉니다.

 

 

이에 해웅은 순태가 저지른 범죄들을 파고들어 그가 저지른 엄청난 비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공개하려 했고 그것이 바로 순태의 막대한 권력으로 그의 뜻대로 수정된 부산 해운대 땅의 재계발 대외비 문서였습니다. 대외비 문서를 손에 넣은 해웅은 정의감에 불타는 여기자에게 대외비를 제보하고 나중에는 부정선거의 증거까지 입수해 공개 기자회견으로 폭탄을 터뜨리려 하지만 순태는 시청 공무원, 검사, 정치인, 조폭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해 그들을 거느리고 해웅에게 협조하는 자들까지 매수하면서 판을 손쉽게 뒤집어 버립니다.

 

 

"악에 물들어갈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정치판"

 

결국 계속 반격을 해봐도 권순태가 무너지지 않자 해웅은 그의 손을 잡기로 노선을 바꿉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하며 힘을 보탰지만 거대한 힘을 가진 순태에게 굴복하고 자신을 제거하려는 김필도보다 한발 빨리 움직여 필도의 수하들을 매수해 필도를 제거합니다 . 영화 초반에 해웅은 주민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권을 챙기려 하다 순태의 눈 밖에 나면서 공천에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해웅은 순태와 대립하면서 자신의 큰 야욕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그의 더러운 수법이 얼마나 일을 쉽게 풀리게 하는지 학습합니다. 결국 해웅은 순태와 싸우기 위해 그와 마찬가지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기 시작했고 결국에 큰 뜻을 품은 정치인은 악마와 거래하면서 그와 똑같이 변질됩니다.

 

 

영화 대외비는 기존의 정치범죄 장르의 작품들과 큰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의 활약에 많이 기대고 있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기존 비슷한 영화들을 수없이 감상하며 반복하신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려 악인들의 대결을 관객들이 감상하기에 최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또 아쉬운 작품성에도 영화 속의 스토리는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판의 한계를 체감하기에 충분할 만큼 세밀하게 그려져 있기에 정치, 혹은 범죄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시는 분들, 그리고 감독의 전작 악인전을 재미있게 감상하신 분들에게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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