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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콜센터 실습생 자살사건 실화

freemaden 2023. 2. 9. 17:15

영화 다음 소희는 도희야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2017년 전주 LG U+ 현장 실습생 자살사건을 모티브로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의 수준과 부당한 대우, 그로 인한 사고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시스템의 원인들까지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홍수연 양의 잊혀질 뻔한 사건을 직접적으로 파헤치면서 드러난 콜센터의 악습과 퇴사율 90%가 넘는 직장에 학생들을 밀어 넣는 교육 시스템의 괴이함과 이로 인해 생기는 사고는 모두 등을 돌려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들의 모습까지 방영되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공분을 산 사건이기도 합니다.

 

 

"영화 다음 소희 줄거리 소개"

 

특성화 고등학교 3학년 소희는 담임의 추천에 따라 콜센터 상담원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콜센터에 도착한 소희는 간단한 교육 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되었고 욕설이 담긴 전화로 인한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상담원끼리의 무한경쟁에 시달리게 됩니다. 특히 본사에서 실적 압박이 내려오자 팀장인 이준호는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하고 결국 다음 날 회사의 부당한 시스템을 못 견뎌낸 이준호 팀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노동자의 사고를 돈으로 감추는 회사, 이를 방치하는 경찰"

 

이준호 팀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본사의 실무진이 급히 움직여 유족들을 겁박해 합의를 종용합니다. 특히 이준호 팀장이 유서에 회사의 부당한 시스템을 모두 밝혀놓았지만 준호 팀장 또한 관리자의 직책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는 그를 가해자 프레임을 씌어 유족들을 압박했고 또 준호 팀장과 함께 일했던 상담원 직원들에게까지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적게 하면서 사건을 무마시킵니다.

 

 

처음에 유족들은 이준호 팀장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회사가 자살의 이유를 이준호 팀장의 개인문제로 만들어버리면서 유족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회사가 내민 합의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담당 형사 또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지 않고 간단하게 자살사건으로 처리하면서 이준호 팀장의 자살에 대한 원인은 끝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회사의 시스템은 바뀌지 않으면서 추후의 피해는 콜센터에 남아있는 상담원 직원들에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실적으로 무한경쟁시키는 시스템과 실습생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

 

이준호 팀장의 죽음 이후 회사는 더 말을 잘 듣는 새로운 팀장을 그 자리에 세웠고 새로운 팀장은 더욱 더 직원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경쟁을 부추겼습니다. 특히 소희는 성과급 달성을 위해 미친 듯이 콜을 받으면서 팀 내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정작 회사는 소희가 실습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급만을 지급합니다. 이준호 팀장의 죽음, 가열된 상담원들 간의 경쟁, 이로 인해 해지방어와 새로운 상품 가입 실적에 대한 압박은 결국 그녀를 폭발하게 만들었고 소희는 새로운 팀장에 대들면서 3일간 근신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후 소희는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학교의 담임은 취업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든 소회를 다시 회사에 보내려고 했고 그녀의 부모님 또한 소희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소희의 친구들 또한 학교에서 소개한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계속 견디고 있는 처지였기에 소희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지 못했고 결국 그녀는 술을 마신 후 홀로 저수지를 향하면서 이준호 팀장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정의로운 형사의 수사로 밝혀진 어른들의 무책임"

 

소희의 시신이 저수지에서 발견되면서 담당사건을 맡게 된 유진 형사는 소희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이 사건이 단순 자살사건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또 유진 형사의 정의로운 수사로 인해 그간 무마되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콜센터 회사가 소희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부당한 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점과 학교가 그저 취업률만을 올리기 위해 학생들을 근로환경이 열약한 곳으로 억지로 떠넘기고 있다는 점, 또 한 학생의 죽음에 대해 교육부와 노동부가 서로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점 등, 한 소녀의 죽음은 수많은 어른들의 무책임과 이기심이 만들어 낸 비극이었음을 보여주고 또 그러한 비극이 지금도 괴이한 대한민국의 노동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이 합쳐져 양산해내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다만 유진 형사가 너무 정의에 불타는 단편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기 때문에 영화는 유진 형사를 통해 무책임한 어른들의 분노를 계속해서 감정적으로 표출하면서 결말에 대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을 보입니다. 또 영화에서 비춰지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방대하기 때문에 형사 개인의 힘만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무리인 것처럼 그려지면서 유진 형사는 소희의 죽음에 대한 전말을 알게 되지만 그 누구도 처벌받게 만들지는 못하는 씁쓸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영화 다음 소희는 특성화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아무 직장에나 밀어 넣는 학교의 이기심과 아직 사회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을 상대로 낮은 임금으로 부당하게 써먹는 회사의 행실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가 실제 사건의 상당 부분을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영화에서 소희 뿐만 아니라 소희의 친구들이 겪는 모든 부당한 일들은 관객들에게 리얼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영화에서 감독이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극대화시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어른들의 무책임한 체계 안에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또 다른 소희의 비극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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