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프터썬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

영화 애프터썬은 35세의 젊은 나이에 성공적인 장편데뷔작을 연출한 샬롯 웰스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최초로 칸 영화제에 공개되었고 이후 전 세계영화제 54개 부문에서 수상을 받으며 관객들의 극찬을 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소개했고 이동진 평론가도 평점 만점을 주면서 범상치 않은 신인 감독의 연출력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이는 문라이트를 연출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었습니다. 그는 샬롯 웰스가 연출한 여러 단편들을 보며 애프터썬의 제작에 참여했고 샬롯 웰스는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새로운 천재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영화 애프터썬 줄거리 소개"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소피는 어느 날 아버지 캘럼에 관한 꿈을 꾸고 20년 전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튀르키예 여행을 회상합니다. 당시 촬영한 캠코더의 영상들을 보며 소피는 11살의 어린 자신의 모습과 30대의 아버지를 보며 어릴 때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아버지의 어두운 면을 추적해 가는데...

 

 

"우울한 아버지와 호기심 많은 딸"

 

처음에 아버지와 딸의 튀르키예 여행은 마냥 밝은 면을 보여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았지만 아버지 캘럼의 우울증 증세가 조금씩 엿보이는 장면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부녀의 분위기는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다만 엄마와 이혼해 헤어져 지냈던 아버지와의 오랜만의 여행이, 또 11살 자신의 생일을 맞이하는 이벤트까지 더해져 소피는 한껏 상기되어 있었고 저렴한 호텔 근처에서 목격한 언니, 오빠들의 유쾌한 일탈을 보며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뒤로 미뤄집니다.

 

 

이 와중에 캘럼은 되도록 자신의 우울증을 딸에게 들키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영화의 장면들은 딸 소피의 기억에 근거해 구성한 것이기에 캘럼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했는지 정확히 언급되지 않지만 그는 어떻게든 딸에게 자신의 어두운 면을 보이지 않기 위해 태극권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음을 추측할 뿐입니다. 특히 7일간의 여행 중 처음으로 딸과 다툰 그는 우울한 감정을 억누르기위해 밤바다에 들어가 억센 파도를 맞으며 우울감을 억제시킵니다.

 

 

"왜 하필 20년 후에 캠코더를 들여다보며 아버지를 떠올린 것일까"

 

캘럼과 딸 소피의 일주일간 여행 후 공항에서 헤어지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리지만 이후 소피는 아버지를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마 아버지 캘럼은 딸과 헤어진 후 끝내 자신의 우울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소피가 20년이 지난 후에 감춰두었던 아버지의 기억을 되짚어 본 것일까 생각해 보면 과거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어두운 그늘을 그녀 자신이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지금에서야 아버지가 끝내 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어두운 뒷모습을 이해할 나이와 상황이 된 것으로 비춰집니다. 또 오래전 아버지와의 여행을 회상하며 아버지가 딸과의 이번 여행이 마지막임을 직감하고 딸을 위해 걱정하며 했던 대화나 행동들을 되돌아보며 소피는 아버지의 우울한 모습과 그의 딸을 향한 사랑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부모를 상실한 모든 이들에 대한 위로"

 

영화 애프터썬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은 선크림입니다. 영화에서 캘럼은 딸 소피의 몸이 햇빛에 상하지 않도록 선크림을 발라주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또 그는 자신이 없을 때를 대비해 소피가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기본적인 호신술을 가르치고 끝내 이것이 마지막임을 모르는 딸에게 사랑한다는 묵직한 말을 이별의 언어로 내뱉는 것 또한 모두 아버지의 애정, 즉 영화 제목인 애프터썬과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결국 영화는 평범해 보이는 부녀의 7일간의 짧은 여행을 통해 후에 이 장면을 끝없이 회상할 소피의 기억을 더듬으며 아버지를 이해하려 시도하지만 끝내 완전히 풀리지 않는 몇 가지 수수께끼들을 남기며 영화는 관객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확실하게 전달합니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부모를 잃은 자식이 부모를 기억하는 방식과 감정, 그리움, 사랑을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샬롯 웰스 감독 본인만의 기법으로 형상화하면서 관객들이 지금은 볼 수 없는 자신만의 아버지를 꺼내보게 만드는 힘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