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시벨은 몬스터, 오싹한 연애를 연출한 황인호 감독의 작품입니다. 황인호 감독은 폭탄에 관련된 작품을 구상하다 어릴 적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함께 놀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소리에 반응하는 폭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떠올렸습니다. 영화는 해군 잠수함 부함장이었던 두영이 폭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폭탄을 예고하는 범인의 광기 어린 범행으로부터 여러 사람을 구하는 전개를 반복하면서 두영과 폭탄마의 짜릿한 대결을 그려냅니다.
"영화 데시벨 줄거리 소개"
해군 한라함의 부함장이었던 두영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괌 바다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어뢰를 피하려다 바다 깊은 곳에 표류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군으로부터 구조가 늦어지는 와중에 두영의 기지로 많은 대원들이 생환할 수 있었고 이 사건으로 인해 두영은 해군의 스타로 치켜세워집니다. 하지만 정작 두영은 사회의 관심과 칭찬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고 이 때 발신번호 제한의 전화가 걸려와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협박 전화를 받게 되는데...
"너무 과한 영웅주의는 개연성을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폭탄마는 두영에게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거나 사람을 미리 피신시키지말고 오로지 두영의 힘만으로 폭탄을 제거해야만 된다는 조건을 걸면서 두영은 굉장히 불리하고 열악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폭탄은 축구장, 아파트 놀이터, 수영장, 도심의 카페까지 다양한 장소에 설치되어 있었고 여기에 범인은 두영의 아내와 딸까지 인질로 삼으면서 두영의 혼을 빼놓습니다. 결국 두영은 어떻게든 폭탄마가 폭탄을 설치한 장소로 시간 내에 달려가 폭탄이 터지기 전에 폭탄을 처리해야만 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무모한 도전을 반복하고 또 이를 어떻게든 다 클리어하면서 인간 이상의 활약상을 그려냅니다. 여기에 두영을 도와주는 갑작스러운 지원군 캐릭터들까지 보태지면서 영화는 전형적인 주인공 한 명의 활약에 초첨이 맞춰진 영웅 스토리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영의 말도 안되는 활약과 두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불어온 행운의 반복은 오히려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영화의 개연성마저 떨어뜨립니다. 두영은 마치 마블 히어로가 된 것 마냥 종횡무진하고 끊임없는 자기희생을 보여주는데 이런 행동들은 결말의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군인의 희생정신과 감동의 전우애로 관객들에게 눈물을 호소하지만 이미 영화 서사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개연성을 상당히 떨어뜨린 뒤라 결말의 감동이 얼마나 관객들에게 와닿을지는 의문입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들"
하지만 앞서 말한 영화의 여러 단점들에도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김래원은 지금까지 지난 작품들에서 신체적으로 뛰어나고 정의감까지 투철한 해결사 역할의 남자 주인공을 줄곧 해왔고 이는 해군 부함장인 두영과 어울립니다. 또 배우 김래원은 다소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 캐릭터를 인간미가 돋보이는 사람 좋은 인물로 소화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의 매력을 그만의 연기로 만들어가는 것이 가능하고 폭탄마이자 잠수함에서 김래원의 부하 장교였던 태성을 연기한 이종석은 그가 단지 비주얼이 뛰어난 주인공 연기자가 아닌 광기로 물든 악역 캐릭터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또 무거운 분위기를 간간히 타율 높은 코믹 연기로 가볍게 만들어주는 정상훈의 열연까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한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여러 목숨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는 지휘관의 정의"
영화 중반에는 폭탄마의 정체가 잠수함에서 두영과 함께 동거동락했던 부하 장교 태성으로 밝혀졌는데 태성은 한라함이 바다에 표류할 당시 구조를 제 때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동생과 관계가 두터웠던 전우들의 희생에 분노하며 복수를 계획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바다 깊숙한 곳에 발에 묶이게 된 한라함은 대한민국 군이 올 때까지 최대한 버틸 수밖에 없었는데 군의 구조가 오기로 한 날에 비해서 잠수함 내의 공기가 너무 희박한 상태였기 때문에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두영은 뽑기를 통해 대원들의 절반의 목숨을 희생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구조대가 올 때까지 몇 명의 목숨이라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두영은 지휘관으로서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정든 자신의 부하들을 사지로 내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절반의 대원들이 구조된 후 군의 수뇌부는 어뢰가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걸 은폐했고 두영의 공적을 부풀려 그를 해군의 영웅으로 치켜세우면서 군 수뇌부의 책임을 피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태성이 오래전부터 폭탄을 개발해 두영을 이용한 테러를 계획하고 복수를 실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영화는 복수를 끝내 완수하지 못한 태영의 죽음으로 일단락되지만 테러 사건 이후 두영은 한라함의 감춰진 진실을 대중들에게 밝히고 희생당한 동료의 유가족에게 사과하면서 영화는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영화는 지휘관으로서 절반의 목숨을 살리고 절반의 목숨을 희생하기를 선택한 두영과 그런 두영에게 반기를 들어 끝까지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던 태영의 가치관이 맞부딪히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어떠한 선택이 옳은 것인지를 질문합니다.
영화 데시벨은 사건을 풀어가는 전개에 있어서 두영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맡겨 영화의 전체적인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래원과 이종석의 열연과 케미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점이 되어 관객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만들어냅니다. 또 군인의 희생정신과 전우애를 적극 활용한 감동의 결말부는 진부하면서도 관객들에게 영화의 감동을 전달하는 효율적인 연출인 건 틀림없기 때문에 결국 영화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심하게 나뉠 것으로 비춰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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