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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실종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올해의 스릴러

freemaden 2022. 8. 2. 05:08

일본 영화 실종은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트를 연출한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작품입니다. 실제 국내에 알려진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방황하는 칼날의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특히 국내의 연상호 감독이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드라마와 영화를 감상 후 극찬을 하면서 국내 영화 팬들의 큰 기대를 불러모았습니다. 또 가타야마 신조 감독 본인이 한국 영화를 좋아해 여러 작품들을 즐겨보는 편이고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함께 일한 경력으로 인해 한국 영화의 특유의 색깔도 간간히 영화에 묻어있다는 점도 한국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부분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히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전 좌석이 매진되는 성적을 거두며 영화관에 상영되기도 전에 올해의 기대작으로 주목을 모은 작품입니다.

 

 

"영화 실종 줄거리 소개"

 

루게릭 병을 앓고 있던 아내의 사망이후 딸 카에데는 조금은 모자란 아빠 사토시를 챙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사토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마를 직접 목격했다는 말을 딸에게 남기고 다음 날 실종됩니다. 카에데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이 곧바로 수색에 나서지 않자 카에데는 아버지가 일하던 공사현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아버지 이름으로 일하고 있는 젊은 남성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카에데는 젊은 남성이 아버지가 목격했다던 연쇄살인마 야마우치 테루미임을 깨닫고 그가 아버지의 실종에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 카에데는 홀로 살인마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3부, 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 가지 이야기"

 

영화는 3부로 나뉘어져 있고 1부는 딸 카에데의 시선으로 아버지와 살인마를 쫓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현재를 보여주면서 평범한 범죄 스릴러의 클리셰를 따르는 듯 보이지만 2부부터 예상과는 다른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개합니다. 2부는 3개월 전 야마우치 테루미가 연쇄살인마가 된 간략한 과정을 그려내고 있고 3부는 13개월 전 사토시와 루게릭병에 걸린 아내와의 관계와 살인마 테루미와의 만남을 전개합니다. 영화는 카에데가 아버지 사토시를 찾는 과정부터 사토시가 살인마로 변모하는 과정까지를 연결하면서 사람의 어두운 내면을 과감 없이 들춰냅니다.

 

 

먼저 카에데는 하나뿐인 아버지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경찰은 카에데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사토시에 대한 편견으로 수사에 힘을 들이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카에데를 도와주는 듯하다 자신의 자녀들을 픽업해야되는 시간이 다가오자 카에데를 내팽겨쳤고 담임 선생님이 소개한 수녀는 아버지를 잊고 앞으로의 미래만을 생각하라는 괴이한 충고까지 합니다. 이는 일본 사회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소외된 사람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본 사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그들을 방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이후 영화는 사토시와 움직이지 못하는 루게릭 병에 걸린 아내와의 과거 에피소드를 끌어오면서 처음에는 열심히 아내를 간호하는 듯한 사토시가 점점 힘에 부쳐 아내를 포기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홀로 아내를 책임지고 있던 사토시는 불행한 아내의 죽고 싶다는 말을 살인을 위한 방패막이로 세운 뒤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죽이기를 자청하는 테루미의 설득에 넘어가 살인범에게 아내의 목숨를 맡깁니다. 아내의 죽음 이후에도 사토시는 테루미와 함께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을 살해하는 일에 동조하면서 점점 괴물이 되어 갑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살인에 대한 집착으로 옮겨 간 아버지와 이를 막으려는 딸"

 

사토시는 사업으로 운영하던 탁구장이 폐업하고나서 돈에 대한 집착과 도벽이 있는 모습들을 자주 보였었는데 동업자인 테루미가 300만 엔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범죄자임을 알고 테루미를 처리하면서 경찰에는 자신의 범죄를 들키지 않을 완벽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사토시는 자신을 의심하는 테루미의 신뢰를 얻기 위해 손가락을 묻어 뜯어 잘라내는 연기를 하기도 하고 테루미를 살해 후 경찰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배에 칼을 찌르기도 하지만 경찰과 함께 딸 카에데가 나타나면서 계획에 변수가 생깁니다. 그럼에도 경찰을 속이고 포상금을 챙긴 사토시는 다시 탁구장을 오픈하지만 살인에 대한 집착을 떨쳐내지 못하고 테루미가 하던 살인 작업을 반복하려다 딸에게 완전히 자신의 정체를 들키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살인을 돕거나 직접 행하며 이 행위에 중독이 되어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토시에게 카에데는 사토시의 변해버린 정체성을 아버지 앞에서 폭로하면서도 미리 경찰에 아버지를 신고합니다. 카에데는 어머니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아버지까지 잃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웠는데 사토시가 살인마로 계속 변모해가는 것을 두고 본다면 자신이 아는 아버지를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해 아버지의 살인을 막은 것입니다.

 

 

결국 영화 실종은 원제 찾다에서 알 수 있듯이 딸이 아버지의 어두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고통과 그들 곁에서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는 짐승들, 또 이 모든 것을 방조하는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잘 짜여진 이야기로 완성도 높은 범죄 스릴러를 그려냈습니다. 특히 장르 클리셰의 장치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뚝심 있게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사회문제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부분에서 봉준호 감독이나 이창동 감독의 작품들과 겹쳐지는 지점들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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