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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해석 실패한 아버지의 인생

freemaden 2022. 4. 28. 01:52

영화 봄날은 가시꽃, 팡파레, 현기증을 연출한 이돈구 감독의 작품으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일련의 희극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호성이 조직폭력배 출신인 것을 포함해 영화의 스토리는 90% 이상이 허구의 이야기지만 이돈구 감독이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모인 친척과 가족들이 서로 불협화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실제로 목격하면서 그들의 아이러니한 모습들을 호성의 가족과 지인들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 많은 참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철없는 조폭 출신의 못난 아버지 호성을 배우 손현주가 능숙하게 연기해 내면서 호성의 짠한 비호감 캐릭터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외에도 정석용, 박혁권, 박소진과 같은 배우들이 자신의 색깔에 맞는 배역을 맡으면서 배우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영화 봄날 줄거리 소개"

 

충청 지역의 유명한 건달인 호성은 살인죄로 8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석방됩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장남인 호성은 장례식에 참가하지만 호성의 가족들은 아직도 건달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호성을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은 가족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호성의 아버지 장례식장에는 많은 수의 건달들이 모이게 되고 호성은 건달들의 부조금을 이용해 돈을 불려 딸 은옥의 결혼식 비용에 보태려 하는데...

 

 

"건달의 세계에서 제외되고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호성"

 

호성은 감옥에서 8년간의 시간을 허비하면서 건달의 권력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한참 후배였던 건달들이 실세가 된 상황에서 호성은 장례식에 찾아온 후배에게 사업에 대한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지만 오히려 후배에게 핀잔과 멸시를 당하면서 자신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고 또 어떻게든 자식들에게 아버지로 인정받고 싶고, 어머니나 동생에게 장남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었던 호성은 장례식장에 찾아온 많은 후배 건달들을 과시하면서 그들이 준 부조금을 활용해 도박판을 벌이지만 이마저도 술에 취한 친구 양희가 건달들과 시비가 붙으면서 장례식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8년간의 감옥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장례식장에서도 결국 호성은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갑니다. 늦게나마 아버지로서 역할을 해내려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투하지만 상황은 호성의 생각대로 흘러가지않고 오히려 동생과, 자식들에게 큰 실망감과 상처를 안겨 줍니다. 그럼에도 호성은 약해지는 모습이나 감정 따위는 내비치지 않고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과거 위풍당당했던 자신의 모습과 태도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성의 최후"

 

결국 호성은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 생활을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건달로서 감춰왔던 슬픔과 후회, 울분의 감정들을 토해냅니다. 자식의 계속된 실패와 어리석음을 끝까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어머니가 사라지자 호성은 완전히 혼자 남게 됩니다. 그 와중에 딸 은옥은 시집을 가서 아이 둘을 출산해 잘 살고 있고 아들 지환 또한 연기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아가지만 자식들은 장례식 이후로 한심한 아버지를 더 이상 찾아오지 않고 그건 동생 종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호성이 완전히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느끼면서 외로움의 절망에 빠질때 즈음에 호성의 시골집에 의외의 손님이 찾아오게되고 기쁨과 반가움이 가득한 호성의 표정을 비추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로서 실패한 모든 가장의 이야기"

 

영화 속 호성은 폭력배로 설정되어 있지만 특별히 호성의 일련의 이야기들이 특별한 사람들에 한정된 드라마는 아닙니다. 호성의 태도와 성격은 자식들과 아내에게 외면을 당해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실패한 모든 남성들의 현실적인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감독은 한정된 공간인 장례식의 짧은 시간 동안 실패한 가장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몰두하고 1시간 40분 동안 호성 역을 맡은 손현주의 열연이 보태지면서 영화는 독특한 감성의 드라마를 완성시켰습니다.

 

 

영화 봄날은 각본의 참신함이나 실험적인 연출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고 그들의 노련한 연기 케미만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유지시키는 작품입니다. 특히 손현주의 압도적인 연기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박혁권, 정석용, 박소진 등 배우들의 케미를 보는 것만으로 한 편의 잘 만든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만 주인공 호성의 슬픈 드라마가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강하게 생기는데 이 영화는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아버지의 애환을 그려내지만 그런 가족을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에게는 불편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인공이 비호감 캐릭터라 호성의 감성이 관객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 호소력 있게 닿을 수 있을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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