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og

영화 아무도 없는 곳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김종관 감독

freemaden 2021. 4. 18. 16:58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조제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두 캐릭터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별한 사건 없이 두 사람이 대화하는 공간 자체를 소품처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종관과 전작에서 함께 작업했던 아이유,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 등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영화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엮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대화로 이루어진 영화란 이런 느낌"

 

영국에서 생활하던 소설가 창석은 한국에 돌아오게 되고 한국에서 여러 지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창석의 어머니 미영을 오래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치매에 걸린 미영은 오랜만에 만난 아들 앞에서 죽은 남편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창석은 어머니와 헤어지고 학교 후배이자 편집자인 유진을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창석이 새로 집필한 책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가 자리가 무르익자 유진은 외국인 남자 친구와 이별한 사적인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은 바텐더 주은에서부터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둔 사진가 성하까지 이렇게 창석은 한국으로 귀국해 지인이든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게 되고 창석이 이야기를 꺼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들로 인해 관객들을 라디오 청취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의 장소에서 이별을 듣다"

 

창석이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가장 가까운 존재와 사별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창석의 어머니 미영은 일찍이 남편과 사별했고 유진은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생긴 아이를 지워버리고 남자 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주은 또한 사고로 자신과 연관된 사람들과의 기억을 잃어버렸고 성하는 암투병의 아내를 세상으로 떠나보냈습니다.

 

 

창석이 이 4명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소도 주로 사람들이 없거나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영화는 두 사람의 대화가 죽음과 삶의 경계의 어디에선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합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참아왔던 그리움을 뱉어내다"

 

창석은 4명과의 만남에서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영국에 두고 온 아내와 사고로 잃어버린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떠올리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아무도 없는 곳인 공중전화 박스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겁니다. 결국 창석은 자식을 잃은 슬픔과 그리움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별을 겪게 되면서 한국으로 건너왔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 안에 남아있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창석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특별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기보다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몽환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입니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반전 없이 창석이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감추고 억제해왔던 자신 안의 그리움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는 김종관 감독의 작품답게 아름답고 서정적이지만 영화가 추상적인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영화입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