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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머니 후기(정지영 감독의 또 한번의 실화영화)

freemaden 2019. 11. 14. 11:09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와 같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영화로 만든 정지영 감독이 이번에도 또 한 번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금융사기사건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금융 쪽으로 지식이 많지 않았던 정지영 감독은 영화 블랙머니를 연출할 생각은 1도 없었지만 제작자 중 한 명이 정지영 감독에게 블랙머니의 스토리 아이디어와 함께 영화 연출을 제안했고 정지영 감독은 많은 고민 끝에 일명 론스타 먹튀사건이라 불리는 이 복잡하고 어려운 소재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많은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거미줄처럼 이익을 목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사기극을 영화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금융계에서 일어난 일이 다 그러하듯 일반 관객들이 알기에는 너무 어렵고 금융 용어들도 난해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영화가 어떻게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도 관건이었습니다. 정지영 감독은 자신 또한 이 사건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어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화 하는 데만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소재를 영화로 쉽게 풀어내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영화 블랙머니 줄거리 소개"

 

양민혁 검사는 차량간 추돌사고를 일으킨 여성을 피해자들과 합의하는 쪽에서 사건을 마무리하지만 여성은 합의를 원치 않고 처벌을 받아 교도소에 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양민혁 검사는 대수롭지 않게 여성 피의자를 합의 쪽으로 인도해 풀어줬지만 다음 날 여성은 차 안에서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괴롭다는 문자 메시지와 함께 시체로 발견됩니다.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 양민혁 검사는 그때부터 자살한 피의자 여성을 독자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 사건이 단순 자살이 아닌 살인이며 사건 내막에는 대한 은행 헐값 매각 사건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냅니다.

 

 

양민혁 검사는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변호하는 전문 변호사 김나리와 함께 공조하면서 이 사건을 누가 조장하고 이익을 봤는지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한 은행 매각 사건에 대해서 강력한 조사를 방침으로 한 검찰 총장이 한 세력으로부터의 압박에 의해 사퇴를 하게 되면서 일명 대한 은행 헐값 매각 사건은 무마될 위기에 봉착하는데...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검은손들"

 

영화 블랙머니에서는 누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결정하고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가부도의 날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사회의 고위층들이 국민은 알지 못하게 은밀한 거래를 통해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거래로  자신은 이익을 취하고 모든 부담과 빚은 대부분의 국민이 부담한다는 이 말도 안되는 역사의 반복은 어쩌면 영화가 좀 뻔해 보이는 설정과 전개에도 불가하고 관객에게 분노와 각성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금융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영화 블랙머니는 다소 복잡해 보이는 대한 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처음부터 차분하게 관객들에게 하나씩 보여줍니다. 이 사건을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안내역은 조진웅이 연기한 양민혁 검사가 맡았는데 양민혁 검사는 금융 지식이 없는 캐릭터로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 조사에 뛰어드는 인물입니다. 양민혁 검사가 처음부터 천천히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이 사건의 진상과 과정에 대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어도 대략적인 전체 그림은 볼 수 있을 정도로 영화는 전문지식 없이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의 작품입니다.

 

 

"조진웅과 이하늬의 연기합은 좋지만 캐릭터는 글쎄...."

 

이 영화에서 중심 기둥 역할을 하는 배우는 틀림없이 조진웅과 이하늬입니다. 이 둘의 연기의 합은 훌륭하다고 할 수 없어도 어색함 없이 괜찮아 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보이는 이 두 사람의 캐릭터는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측면이 다수 존재해 아쉽습니다. 

 

 

양민혁 검사는 자신에게 배당된 사건도 아닌 자신의 성추행 누명을 벋기 위해서 무리한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합니다.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불법 수사까지 자행하면서 대형 금융사기 사건을 파고드는 양민혁 검사는 확실히 인위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기기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 울림과 감동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배우 이하늬가 연기한 김나리 변호사 또한 대한 은행을 싼 값에 구입하고 비싼 가격에 매각한 펀드 회사를 변호하는 입장임에도 양민혁 검사와 공조하는 진행과정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가장 행동에 대해서 동기가 결여된 인위적인 캐릭터로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중심인물이 만들어내는 사건의 개연성은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엄청난 수작은 아니더라도 감독의 메시지 전달과 목적은 성공적"

 

영화 블랙머니는 비슷한 작품인 국가부도의 날과 비교해서 결코 더 나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젠 잊혀가는 대한민국의 금융사기사건을 관객들이 알기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의의가 있습니다. 이미 정지영 감독은 영화 블랙머니를 상업적 영화 혹은 대중성 영화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감독은 이 영화의 소재를 깊숙이 다루는 걸 포기하고 대신 관객들에게 대략적인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데 충실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아무도 처벌과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영화의 마지막 자막에서 허탈함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는 부분입니다. 또한 그러한 부정한 사건들이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반성과 동시에 각성을 촉구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를 떠나 영화의 잘 만들어진 정도를 떠나 이렇게 잊혀져가는 사건을 다시 사람들에게 다시 영화로 통해 떠올려 지금의 대한민국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기시켰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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