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1973년에 일어난 여성 최고의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과 은퇴한 전 남자 테니스 우승자인 55세 바비 릭스와의 대결을 그린 작품입니다. 당시 전국에 방송될 만큼 현역의 여성 테니스 선수와 은퇴한 중년 남성의 테니스 대결은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켰으며 무엇보다 여성의 인권과 권리가 조금씩 요구되던 격동의 시대에 벌어진 중요한 이벤트 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시대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빌리 진 킹을 통해서 전달합니다. 빌리 진 킹은 랭킹 1위의 여성 테니스 선수이면서 관객들의 인기도 남성들만큼이나 높았지만 그녀가 받는 상금은 남성 선수들이 받는 상금의 8분의 1이었습니다. 빌리 진 킹은 이 문제점을 인지한 영화의 초반부터 낡은 시스템을 부수고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투쟁을 시작합니다. 이에 반하여 남성우월주의인 바비 릭스는 자신의 가치와 남성 우월을 증명하기 위해 현역 여성 테니스 선수와 공개적인 경기를 가집니다. 결국 가치관의 양 끝에 있는 두 선수가 벌이는 테니스 대결을 통해 영화는 지난날의 한 여성이 어떻게 기존의 시스템을 바꾸어 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줄거리 소개"
빌리 진 킹은 또 한번의 대회 우승을 이뤄냈지만 자신의 대회 상금이 남성 선수들이 받는 상금의 8분의 1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협회에 항의합니다. 협회는 남성들로 빌리 진 킹의 의견을 묵살했고 빌리 진 킹과 여성 선수들은 협회를 나와 여성들이 대우받는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냅니다.
이 모든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본 전 남자 테니스 대회 우승자 바비 릭스는 여성 테니스 선수들을 꺾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빌리 진 킹과의 대결을 추진하지만 빌리 진 킹은 남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싫어 이를 거절합니다. 하지만 바비 릭스가 빌리 진 킹이 아닌 다른 여성 테니스 선수를 실제로 가볍게 꺾음으로써 여성 테니스 선수의 가치가 웃음거리가 돼버리자 결국 빌리 진 킹은 모든 여성 선수들의 존재 의의를 증명하기 위해 바비 릭스와의 대결을 수락하는데...
"페미니즘과 동성애의 대한 시선"
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2가지로 명확합니다. 하나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이야기로 한 명의 테니스 선수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여성 선수 빌리 진 킹의 투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빌리 진 킹의 동성애에 관련된 부분으로 자신의 평생 반려자 여성인 마릴린 바넷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부분입니다.
영화는 동성애에 관련된 내용보다 페미니즘에 관련된 화면과 대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빌리 진 킹이 여성을 하대하는 협회와 단절하고 여성협회와 협찬을 받아 테니스 대회를 자발적으로 개최하는 과정, 또 이런 배경 속에서 바비 릭스가 여성 선수들과의 대결을 구상하고 자신이 처음부터 대결하고 싶었던 빌리 진 킹과의 테니스 시합을 성사시키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서 영화의 모든 초점은 페미니즘에 맞춰져 있습니다.
"진화되어 가는 배우 엠마 스톤과 능숙한 연기의 스티브 카렐"
이 영화에서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의 대결을 그려내는 것처럼 빌리 진 킹을 연기한 엠마 스톤과 바비 릭스를 연기한 스티브 카렐간의 연기 앙상블 또한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점입니다. 감독이 이 두 캐릭터를 제대로 묘사한 것과 더불어 이 두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펼침으로서 영화의 특수한 장치 없이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영화에 몰입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미화된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
빌리 진 킹은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릴린 바넷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눈치채지만 테니스 선수로서의 아내를 위해서 외도를 모른 체하고 열심히 아내인 빌리 진 킹을 서포트합니다. 결국 영화가 끝난 후 빌리 진 킹이 이혼하고 마릴린 바넷과 결합했다는 짧은 자막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페미니즘과 동성애와 관련된 것과 별개로 여성이 외도를 일으켰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하고 또 있는 그대로 영화에 표현되었어야 된다고 보지만 영화는 이 부분에 관해서 남편이 빌리 진 킹에 대한 헌신적인 태도로 많이 미화되어 있어서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관객에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관객들이 보기에 흥미있게 볼 수 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여기에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의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단점이 별로 없는 여성인권 투쟁 영화가 완성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역사적인 실화 영화를 좋아하시거나 최근 많이 개봉되는 여성적 관점의 영화를 좋게 보신 분들에게 꼭 한 번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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