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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집단 이기주의가 낳은 비극

freemaden 2023. 8. 15. 00:52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가려진 시간, 잉투기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어느 날 일어난 대지진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건재한 황궁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는 아파트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 파악해 디스토피아 설정과 아파트를 적절하게 결합시켜 아파트 주민들의 집단 이기심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다만 관객들이 즐겨볼 만한 액션이나 사건, 반전과 같은 요소보다 영화는 인간의 이기심과 개인적인 욕망을 끄집어낼만한 상황을 계속해서 등장시키고 이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로 하여금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기에 배우들 간의 연기 앙상블을 제외한 보는 즐거움의 요소는 다소 부족한 느낌입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줄거리 소개"

 

대한민국에 모든 걸 무너뜨린 대지진이 발생하고 모두가 집을 잃고 떠도는 가운데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빗겨갑니다. 이에 집을 잃고 밖을 떠돌아다니던 외부인은 밖에서 얼어 죽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황궁 아파트로 모여들었고 이에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간의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외부인과의 갈등으로 사람이 다치는 일까지 발생하자 부녀회장 금애는 아파트 주민들을 모아놓고 대책을 논의하는데...

 

 

"외부인과 내부인의 경계선, 공존이 아닌 배척"

 

외부인과 내부인이 황국 아파트에 함께 살게 되었지만 두 집단은 심한 갈등을 겪게 되고 다툼 끝에 칼부림과 화재가 발생하게 됩니다. 모두가 남 일인듯 구경하던 와중에 영탁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방호스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며 아파트 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는 결국 영탁이 부녀회장 금애의 추천으로 인해 주민대표로 선출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영탁과 금애는 당장의 골칫거리인 외부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했고 투표결과는 압도적으로 외부인을 밖으로 내쫓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결국 영탁은 주민들의 뜻에 따라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외부인을 밖으로 내쫓았고 외부인은 강하게 저항했지만 영탁은 특유의 몸소 실천하는 리더십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아파트 입구를 사수하는 데 성공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영탁은 아파트 주변에 방어벽과 보초를 세워 밖을 경계합니다. 아파트 요새화 작업에 어느정도 진전이 된 이후 영탁은 아파트 주민들의 식량을 구하기 위해 건장하고 젊은 남성들을 이끌고 밖으로 떠납니다. 이른바 방범대 활동을 하면 더 많은 식량과 물이 주어졌기에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식량을 구하는 일에 뛰어들었고 그들은 밖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힘없는 자들의 식량을 약탈하면서 성과를 올립니다. 그렇게 황궁 아파트 사람들은 타인의 식량을 약탈함으로써 자신의 안위를 지켜나갑니다.

 



 

"변질된 권력과 공포로 다스리는 통치"

 

처음에 자신이 주민 대표에 선출된 것에 대해 어리둥절했던 영탁은 주민들로부터 점차 아파트의 영웅으로 떠받들여지자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실종되었던 영탁의 옆집 호실의 혜원이 기적적으로 돌아오면서부터 영탁은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그는 자신이 정해놓은 규칙을 어기는 주민들에 있어서 가혹한 벌로 다스렸습니다. 결국 영탁은 처음과 달리 공포를 활용해 주민들을 굴복시켰으며 이는 후에 영탁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오히려 더 큰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주민들이 입은 피해가 분노로 번지는 상황"

 

주민들은 영탁의 억압통치에 점차 불만이 쌓여가던 와중에 영탁의 지시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오자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외부인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해 방범대에서 제외된 이후 충분한 식량을 지급받지 못한 중년남성은 차별에 분노하다 결국 반란에 가담했고 방범대에 지원한 아들이 목숨을 잃고 돌아오자 그동안 영탁을 지지했던 부녀회장 금애는 모든 잘못과 책임을 영탁에게 돌리면서 그를 원망하게 됩니다. 또 평소 사람들의 인권을 짓 밝고 외부인을 철저히 배척하는 영탁의 통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명화는 혜원과 함께 영탁의 진짜 정체를 밝혀내고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자 황궁 아파트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아파트 사람들이 패닉과 분노에 빠져 있을 때 이 틈을 탄 반란세력이 황궁 아파트를 침입하고 영탁은 어떻게든 아파트를 지키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역할마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침입자들로부터 치명상을 입고 자신의 호실로 도망치다 결국 붙잡히게 됩니다. 

 

 

"고구마 명화, 책임감 민성"

 

명화는 영탁의 통치에 반대편에 서서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 하지만 이는 때때로 명화와 남편 민성을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외부인을 집에 들이는가하면 외부인을 쫓아낸 이후에도 아파트에 숨어 살고 있는 외부인을 돕다 영탁에게 들켜 영탁의 숙청대상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때 남편 민성이 영탁에게 무릎 꿇고 빌지 않았다면 부부는 아파트에서 쫓겨났거나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도 극심한 차별대우를 받았을 겁니다. 결국 영화 전반에 걸쳐 명화의 무대포식 선의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끌고 갔기 때문에 그녀의 정의는 현실감각이 없는 철없는 행동으로도 비춰집니다. 다만 자기만 챙기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명화는 그들과 대립점에 서서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며 인류애를 중요시하는 캐릭터로 그려지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남편 민성은 아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가족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가장 보편적인 가장입니다. 그래서 영탁의 통치 아래에서는 누구보다 그의 말을 따르고 그의 지시에 앞장섰지만 영탁의 통치가 침입자들로 인해 무너지자 민성은 아내를 데리고 아파트를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침입자들에게서 중상을 입은 민성은 명화와 함께 아파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됩니다. 이후 명화는 또 다른 낯선 사람들에 섞여 비슷한 유토피아에 정착하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식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상당히 잘 완성한 느낌입니다. 특히 아파트라는 소재를 잘 조합해 사람들의 이기심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의 과정을 특정한 인물에 의해 단편적인 악으로 몰고 가지 않고 그저 평범한 사람에게 내제 되어 있는 욕망과 이기심으로 담백하게 그려내 높은 공감력을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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