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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도 없이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유아인 주연

freemaden 2020. 10. 17. 14:51

영화 소리도 없이는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순 제작비 13억의 저예산을 들여 만들었으면서도 불구하고 유아인이나 유재명과 같은 연기파 스타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관객들의 기대를 높였고 주연 배우들이 자신이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홍의정 감독 때문이라고 말해 새로운 기대주 여성 감독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 줄거리 소개"

 

창복과 태인은 트럭으로 계란을 팔고 다니며 여러 동네를 돌고 그 일이 끝나면 부업으로 범죄조직의 시체 처리를 도맡아 합니다. 벙어리인 태인과 창복은 어느 때처럼 하루의 일과를 끝내려던 찰나 범죄조직의 실장이 자신들이 유괴한 인물을 맡아달라고 하면서 그들의 위태로우면서도 평화로운 일상은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범죄 조직의 실장이 지시한 곳으로 도착한 창복과 태인은 어린 소녀 초희를 발견하고 내키지는 않지만 실장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 창복은 초희를 태인의 집에 맡깁니다. 하지만 다음 날 초희를 데려가기로 한 실장이 시체로 발견되고 졸지에 유괴범이 돼버린 창북과 태인은 초희의 몸값 거래를 위해 다시 약속한 장소에 나가보는데...

 

 

"어쩔 수 없이 범죄자가 된 사람들"

 

태인은 벙어리인 자신을 데려다 일을 하는데 써주고 여러모로 신경 써주는 창복이 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연결구이자 아버지, 혹은 선배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태인은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창복을 만나 오랜 시간 동안 계란장사를 도왔고 그 이후의 일 또한 범죄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체 시체 처리를 함께 해오면서 자랐습니다.

 

 

 

창복 또한 직접적으로 사람을 해하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고 오직 시체만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룰을 지키면서 범죄조직과의 아슬아슬한 연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강압적인 조직 폭력배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깊이 가담하게 되고 그렇게 그 둘의 운명은 마치 시한폭탄을 들고 뛰어가는 것 마냥 위태위태한 운명의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문제는 범죄에 조금씩 가담하는 창복과 태인이 범죄 장르에 나오는 정형화된 악인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그리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두 인물을 통해 범죄자 답지 않은 아이러니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창북과 태인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터특한 방식과 신념대로 살아가고 있었고 이 둘의 모습에 범죄자로서의 분노의 감정보다는 관객들은 오히려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느끼게 되면서 영화의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집니다.

 

 

창북과 태인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납치된 초희나 다른 주변 인물들까지도 영화는 비슷한 방식으로 인물들을 표현합니다. 초희는 태인에게 마음을 여는 듯하다가도 틈이 보이면 도망가고 조금은 모자란 태인을 구슬려 자신이 다니던 학교로 유도하는 등 어린아이 답지 않게 상황을 잘 이용하면서 납치된 아이답지 않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중요 캐릭터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느낌이라 관객들이 악인들에게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감정들이 이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이렇게 선과 악, 생과 사, 진실과 거짓 등 세상 사람들이 정해놓은 잣대들을 모두 뒤엉켜 놓고 그 기준의 모순에 대해서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고민하게끔 합니다. 결국 창북과 태인이 돈을 위해서 자신의 양심의 기준에 따라 행동을 하고 그 결과로 돈을 버는 일련의 과정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사회인들의 모습과 크게 틀리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임에도 불구하고 창북과 태인의 입장에서 몰입해서 영화를 보게 되고 고민하게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소리도 없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앞서 말했다시피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과 전혀 비슷한 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과감한 설정과 시도를 많이 했을뿐만 아니라 감독이 관객들에게 정해놓은 답변을 보여주는 형식의 영화가 아니라 고민하게 만드는 답을 정해놓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관객의 취향과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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