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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그놈 후기(강효진 감독의 익숙한 패턴의 스토리)

freemaden 2019. 9. 21. 18:40

내안의 그놈은 두 인물이 몸이 바뀜으로써 서로 다른 인생을 사는 꽤 진부한 설정의 판타지 영화입니다. 내안의 그놈을 연출한 강효진 감독은 이전 영화 미쓰 와이프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골드미스가 사고로 인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서 교훈을 얻게 된다는 설정을 사용한 적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 설정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미쓰 와이프와 전개 패턴도 비슷하기 때문에 영화를 꽤 많이 보신 관객들 중에는 이 영화가 굉장히 진부하고 성의 없이 보일 수 있습니다.

 

 

"내 안의 그놈 줄거리 소개"

 

판수는 재벌 기업의 사위로서 수완 좋은 주먹 조직의 보스이기도 합니다. 판수는 과거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서려있는 장소에 찾아가던 도중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고등학생, 동현과 부딪힙니다. 병원에 실려간 판수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지만 자신의 몸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고 판수는 부딪힌 동현의 몸으로 의식이 깨어납니다. 몸이 바뀌어버린 불가사의한 현상에 판수는 동현의 인생을 살게 되고 고등학교에 등교하게 됩니다. 왕따였던 동현이 돌아오자 다시 동현이에게 접근하는 같은 반 학생들에게 판수는 동현이의 몸으로 단번에 제압해 버리고 자신을 괴롭히지 못하게 합니다.

 

 

판수는 같은 반에 현정이가 왕따를 당하는 걸 목격하지만 신경쓰지 않다가 현정이가 자신과 옛 여자 친구 미선이와의 딸에서 태어난 친딸이라는 걸 알게 되고 현정이가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신술을 가르쳐 줍니다. 판수는 또한 미선이에게 자신이 동현이 아닌 옛 남자 친구였던 판수라는 걸 고백하지만 미선은 자신을 버리고 돈 많은 부자의 딸과 결혼한 판수를 용서하지 못하는데...

 

 

"한국 상업영화의 여러기지 요소들을 혼합"

 

두 사람의 극과 극의 인생이 서로 바뀌는 설정은 미쓰 와이프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조폭이 학교에 등교해서 왕따나 학교의 문제들을 바꾸어가는 스토리는 두사부일체와 비슷한 스토리입니다. 헤어진 옛 여자 친구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홀로 키우는 설정 또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소재입니다. 영화 내안의 그놈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다 혼합해서 만든 짬뽕 같은 영화입니다. 앞의 소개된 영화들에서 나쁘지 않은 재미와 감상을 하신 분들에게 이 영화 또한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과거 한국 영화의 상업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따라한 이 영화는 아무래도 고루해 보이기도 합니다.

 

 

"코미디 영화로서도 의문"

 

영화 내안의 그놈의 장르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중간중간에 드문드문 나오는 개그 대사가 하나도 웃기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는 건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웃기려고 덤벼드는 영화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로서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가 끝나고 생각나는 개그 장면이나 대사는 하나도 없을 만큼 밋밋한 유머로 약간은 유치한 대사가 많은 부분이 이 영화가 못 만든 코미디 영화라는 느낌을 받게 만들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카타르시스"

 

영화에서 동현과 현정은 학교에서 속책없이 왕따를 당하며 관객에게 분노와 답답함을 느끼게 하지만 여기에 판수가 끼어들면서 이 둘의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특히 현정은 판수에 의해서 호신술을 익히게 되고 그 이후에도 위기상황이 닥칠 때마다 판수가 나타나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현정을 괴롭히는 반 아이들을 물리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어쩌면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의 전개지만 사이다 같이 시원한 느낌을 가장 확실하게 받을 수 있었던 유일하게 임팩트 있는 부분입니다.

 

 

"구멍 난 설정에도 열연하는 배우들"

 

영화 내안의 그놈은 보기에 따라 유치한 설정이 많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열연으로 이 허점들을 메꾸려 노력합니다. 박성웅과 라미란은 물론이고 영화의 메인 주인공인 진영까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연기 퍼포먼스는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특히 유머와 스토리는 유치하지만 액션은 유치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보여줌으로써 영화 안의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강효진 감독의 이번 영화는 전작 미쓰 와이프에서 한 단계도 나아가지 못한 연출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영화 내안의 그놈은 여전히 과거 한국 영화의 성공적인 요소였던 신파, 조폭, 학교 문제 등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가져다준다고 확신하고 만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재미있지 않고 유치하게 다가온다면 관개들의 손과 발은 오그라들고 영화에 대한 몰입성이 떨어질 것이므로 관객에게 만족스러운 영화로 남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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