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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후기(장준환 감독의 인생작품)

freemaden 2019. 9. 22. 18:39

영화 1987은 지구를 지켜라와 화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작품입니다. 장준환 감독은 영화 1987을 제작할 당시에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때만해도 대한민국 정부는 문화계 인사들을 화이트와 블랙으로 구분짓고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집결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먼저 친분이 있는 배우 강동원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고 강동원이 흔쾌히 캐스팅에 응하면서 영화를 제작하는데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강동원에 이어 김윤석, 하정우, 박희순, 이희준, 김태리, 유해진 등의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성공하면서 영화 1987은 한국 연기파 배우들의 어벤저스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영화로는 한번도 제작되지 않았던 6월 항쟁을 리얼하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장준환 감독은 실제로 그 현장에서 싸우고 돌아가셨던 열사들의 성함을 그대로 영화에 사용하고 그 당시의 사건들을 디테일하게 조사하고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아내이자 배우이면서 감독인 문소리의 도움을 받아 시위현장의 디테일한 설정까지 조언을 받았다고 합니다.

 

 

"영화 1987 줄거리 소개"

 

1987년 1월 대한민국 남영동에서 경찰조사를 받던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책임자인 박처장은 이 사건을 단순한 심장마비로 덮고 빨리 시체를 화장하려 했지만 담당검사인 최검사는 법적 절차대로 부검을 실행합니다. 하지만 이후 최검사는 다른 지방으로 발령나 좌천되고 방해꾼이 사라진 박처장은 사망한 대학생의 시신을 신속히 화장합니다. 사건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정보가 새어나가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가 아닌 물고문에 의한 질식사라는게 밝혀지고 이 내용이 신문으로 실리게 되자 박처장은 자신이 팀원 두명을 구치소에 구속시키며 꼬리자르기를 시도합니다.

 

 

꼬리자르기의 희생양이 된 박처장과 조반장은 구치소에 면회 온 가족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리게 되지만 남영동 치안부 형사들에 의해서 이것 또한 무마됩니다. 하지만 구치소장은 이 모든 대화들과 과정을 듣고 몰래 기록해왔고 이 기록이 세상 밖의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분노로 거리에 나와 독재타도를 외치기 시작하면서 6월 항쟁이 시작되는데...

 

 

"영화의 처음은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소개"

 

영화 1987의 초반은 대한민국 1987에서 남영동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당시 물고문으로 사망한 대학생과 그 사건에 가해자인 형사들과 이를 무마하려는 정부, 당시 정부가 지침한 내용의 받아쓰기로만 신문에 기사를 실을 수 밖에 없었던 언론의 상황등을 시간의 순서대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이 시대에 대한 기본 역사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영화를 보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장준환 감독은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핵심 사건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나머지는 모두 배우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모든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익숙한 얼굴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 최고의 빌런 박처장을 연기한 김윤석부터 구치소의 간수를 연기한 유해진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영화에서의 적합한 역할이 있으며 역할들의 배분을 밸런스 있게 맞춰 영화의 스토리를 매끄럽게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 용기내었던 그들"

 

지금 현 시대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가 그냥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영화는 용기있는 자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는 받아쓰기가 아닌 팩트를 토대로 국민들에게 사건을 알리고, 검사는 법의 원칙대로 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하고, 부검의는 부검결과를 토대로 사망원인을 사실대로 밝혀냅니다. 만약 이들 중 누군가가 굴복하고 직업 윤리를 따르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지금의 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배우 강동원의 활용법입니다. 강동원은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배우 경력을 쌓아왔음에도 대중들의 인식은 그저 잘생긴 배우로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감독도 강동원의 잘생긴 부분을 적극 활용해서 대학생의 풋풋한 연애 감정을 영화에 집어넣었지만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크게 맞지 않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강동원은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기에 아쉬운 부분입니다.

 

악과 선으로 단순하게 구분지어 일차원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모든 극 중의 인물들이 행동하게 되는 동기와 고민에 대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객관적으로 살펴보게 하는 좋은 작품입니다. 여기에 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들까지 합쳐지니 영화는 대한민국 1987의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관객 수 700만을 기록한 흥행성에서도 성공한 영화로 안 보신 분들에게 무조건 추천하는 한국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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