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후기 실화 줄거리 결말 해석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정연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 영화는 201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메가박스상을 수상한데 이어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으로 이미 선공개된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2016년 대구 모자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실화로 이 당시 발견된 아이의 유품과 쪽지에는 십자수 책과 그 책을 가난한 아이에게 나눠달라는 말이 적혀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사건이기도 합니다.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줄거리 소개"

 

선유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와 막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강에 빠져 자살하게 되고 선유와 선유의 어머니는 큰 충격과 상심에 빠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곳에 정착하여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선유의 어머니가 당장 일할 수 있는 곳은 극한노동으로 싼 임금을 받는 일뿐이었고 그마저도 대부분 남편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되면서 선유와 선유의 어머니는 점점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합니다.

 

 

선유는 선유대로 어머니를 따라 전학을 가게 되면서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려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아이들 틈새에서 선유는 친구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친구 주변을 겉돌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반의 분위기메이커인 정국은 선유에게 관심을 가지고 선유에게 먼저 다가가는데...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어린 선유의 심리"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어린 선유의 심리를 따라갑니다. 어머니와 함께 유흥가 중심지에 있는 단칸방에 살게 된 선유는 엄마마저 자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엄마에게 어떤 불평과 불만도 털어놓지 않는 선유는 항상 엄마의 눈치를 살피고 엄마에게 착한 딸이 되려 노력합니다. 

 

 

선유의 어머니는 이미 극한의 경제적 빈곤에 내몰렸고 돈을 빌려준 가장 친한 친구나 지인들도 하나 둘 씩 자신을 떠나는 걸 경험하면서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절망적인 심리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처음에는 딸과 함께 꿋꿋하게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그 의지가 점점 꺾이게 되고 이런 엄마의 상황을 가까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어린 선유는 자신이 곧 엄마와 함께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걸 직감하게 됩니다.

 

 

"선유를 바라보는 정국의 시선"

 

정국은 선유와 같은 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선유에게 관심을 갖는 아이입니다. 그것이 이성적 관심이든 호기심이든 정국은 선유의 행동과 말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다른 반 친구들 또한 처음에는 선유에게 관심을 갖지만 선유의 사정을 알게 된 아이들은 선유에게 싸구려 동정심을 갖고 거리두기를 하기 때문에 정국의 관심은 선유에게 있어서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입니다.

 

 

게다가 조금씩 발전하는 선유와 정국의 풋풋한 감정들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한층 더 밝고 가볍게 만들어 주는 효과로 작용합니다. 기존의 진부한 로맨스 영화에 비해서 순수했던 시절의 이성에 대한 감성을 공감력 높게 표현해 냈기 때문에 영화는 둘의 가까워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예전 학교생활의 기억을 소환해 내기에 충분한 힘을 가집니다.

 

 

"현실과는 대조되는 극적인 결말"

 

선유의 엄마는 선유를 데리고 남편이 자살한 장소에 데려가 본인들도 남편 뒤를 따라가려 합니다. 하지만 평소 선유의 태도와 말에서 위화감을 느낀 정국이 선유가 그린 선착장의 그림을 힌트 삼아 선유를 찾아다녔고 결국 기적적으로 물에 빠진 선유와 선유의 엄마를 발견하면서 선유와 선유 엄마는 극적으로 구조됩니다.

 

 

결국 정연경 감독은 정국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선유가 영화 마지막에 쓴 시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사실 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반어적인 의미로 지금의 현실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자살사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