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김하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이시언 배우의 10년 만의 첫 주연 작품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이 영화는 술을 마시고 기억이 지워지면서 발생하는 블랙아웃 스릴러입니다. 김하라 감독은 주인공 채정호가 기억을 더듬더듬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채정호의 인생에서 일상적인 부분들을 많이 담아내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 영화 도어락이나 숨바꼭질처럼 일상적인 생활을 이용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 줄거리 소개"
정호는 다니던 건살 회사에서 해고되지만 아내에게 비밀로 하고 막노동을 하며 근근히 생활합니다. 그러던 정호가 우연한 기회로 빠져들게 된 건 바로 오락실 불법 도박이었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던 정호와 아내 미영은 별거 생활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타락된 인생에 비참한 기분을 느낀 정호는 친구와 술을 마시게 되고 그 날 과음을 한 정호는 필름이 끊긴 체 집에서 잠에 들지만 다음 날 형사가 찾아와 자신을 아내 미영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는데...
안타깝게도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김하라 감독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많은 부분들이 실패로 돌아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김하라 감독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일상적인 공감은 이 영화에서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영화의 주인공과 경찰, 아내 등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든 인물들이 너무 진부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에 스릴러 장르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블랙아웃 스릴러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 영화"
블랙아웃이란 과음으로 인해 기억이 없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즉 필름이 끊기는 현상으로 정호는 완성되지 않는 자신의 단편적 기억들을 통해서 아내가 살해당한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갑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정호의 기억들을 조금씩 더듬어가면서 앞으로의 사건전개에 대해서 호기심이 유발돼야 하는데 이 영화의 인물들이 너무 진부하기 때문에 아무런 호기심과 그에 따른 작품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정호의 기억들에서 사건의 단서를 조금씩 내놓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가지만 이 과정 또한 너무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연관성이 많기 때문에 영화는 설득력마저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미 영화의 초중반부터 관객들은 이 영화의 흥미를 모두 소진시켜 버렸을 정도로 이 영화의 참신함과 작품에 대한 매력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부패한 경찰"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아내를 죽인 범인을 쫓는 경찰은 그야말로 안하무인 그 자체입니다. 너무 엉성한 추리로 남편인 정호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몰아가는 한편 사건을 탐문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상인들을 겁박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경찰은 이미 한국영화에서 수없이 감상한 터라 전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너무 속이 뻔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진부한 방법으로 그려내니 이 영화에서 경찰이라는 캐릭터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될 만큼 최악입니다. 이 작품의 경찰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경찰이 아니라 한국 느와르 영화에서 만들어낸 과장되고 자극적인 경찰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마저 어설프게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최악의 캐릭터는 경찰 인물들입니다.
"영화의 액션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스트리트 파이트"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간간히 나오는 액션은 최근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몸 싸움 액션입니다. 사실 이 정도 되면 몸싸움이 아닌 개싸움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이 영화의 액션은 너무 어설픕니다. 최근 개봉되는 한국 영화에서 스토리는 다소 부족할지라도 적어도 액션은 어설프게 느껴지지는 않는 영화가 대다수입니다. 그만큼 한국 영화가 과거에 비해서 가장 발전된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제 믿음을 깨부수는 작품이 바로 영화 아내를 죽였다입니다.
"아내 미영의 캐릭터도 공감력은 제로"
아내 미영은 도박에 빠진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살해를 당하는 비극적인 순간까지 아내 미영은 굉장히 순종적이고 의존적입니다. 이미 도박에 미쳐버린 남편에게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 아내 미영을 보면서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 정도로 아내 미영의 캐릭터는 순애보라는 느낌보다는 감독이 만들어낸 약한 이미지의 여성상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자신이 상황을 바꾸지는 못하고 남자의 형편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여성 캐릭터는 지금의 시대와도 맞지 않습니다.
"배우 서지영의 재발견"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유일하게 좋게 보인 장점은 바로 배우 서지영의 연기입니다. 서지영은 대부업을 하면서 불법 오락실 관리자이기도 한 김실장 역을 맡아 유일하게 존재감이 돋보이는 악역 역할을 해냈습니다. 뮤지컬 무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아직 영화 작품의 경력은 이 영화가 유일하기에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음에는 영화에서 더 많은 활동을 보고 싶을 정도로 배우 서지영의 연기력은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띕니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한국 영화의 또 다른 흑역사를 기록하는 작품입니다. 배우 이시언의 10년만의 첫 주연 영화이지만 배우 이시언이 빛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이시언의 연기가 흠이 될 만큼의 퍼포먼스는 아니었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드라마적 요소인 스토리로 보나 스릴러의 긴장감으로 보나 이 영화는 무색무취의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1시간 30분 동안 어떠한 매력도 내보이지 못했습니다.
★★
'영화 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속물들 후기(웰메이드 블랙 코미디 영화) (0) | 2019.12.14 |
---|---|
영화 매리 후기(게리 올드만의 공포영화) (0) | 2019.12.14 |
영화 쥬만지: 넥스트 레벨 후기(드웨인 존슨의 액션 어드벤처 영화) (0) | 2019.12.13 |
쥬만지: 새로운 세계 후기(드웨인 존슨과 카렌 길런의 액션영화) (0) | 2019.12.09 |
영화 굿 라이어 후기(빌 콘돈 감독의 소설원작영화) (0) | 2019.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