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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쪽같은 그녀 후기(김수안과 나문희의 손녀 케미)

freemaden 2019. 12. 5. 08:39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허인무 감독의 연출작으로 휴면 감동 드라마를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이 장르에 가장 적합한 배우인 나문희와 영화 곡성으로 많은 인정과 호평을 받았던 아역 김수안 배우가 할머니와 손녀를 연기해 관객들의 눈물 적시는 감동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산의 촬영장에서 인위적인 세트를 짓지 않고 스텝들이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영화의 분위기에 어울릴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내 영화의 몰입감을 좀 더 높이려는 시도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허인무 감독은 이 영화의 연출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 굉장히 관객들에게 익숙하고 진부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인의 치매, 아이들의 학대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들을 드러내지만 이 영화는 공감대가 있는 어떠한 해결책과 메시지를 전달해 주지 못하고 있고 관객들의 감동 코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 줄거리 소개"

 

나공주와 어린 동생인 갓난아기 나진주는 부산에서 친할머니인 변말순을 찾아갑니다. 공주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 자신이 친손녀임을 밝힙니다. 부산의 높은 산동네에 손수건을 팔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변말순은 이때부터 없는 형편에도 자신의 손녀딸들과 같이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공주의 친동생인 나진주가 치료하기 힘든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할머니 변말순 또한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단란한 가족의 불행이 찾아옵니다. 변말순은 자신의 힘으로 더 이상 손녀들을 돌볼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고 이때 공주 자매들을 입양하려는 의사 부부 또한 나타나 변말순은 손녀들을 의사 부부에게 맡기기로 결정하는데...

 

 

"몰입감이 떨어지는 영화 초중반"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영화의 시작부터 굉장히 어색하고 미숙한 부분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진주가 부산의 초등학교에서 새 친구들과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부분에서 많은 아역들이 등장하지만 그 아역들 중 부산 사투리에 능숙해 보이는 배우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또한 나진주가 학교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 또한 초등학교이긴 해도 유치하고 뻔히 보이는 장면들로 가득 채웠기 때문에 부산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 공감력도 떨어지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 초반에 할머니와 손녀의 첫 만남부터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좀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 감독의 억지스런 인위적인 부분들로 가득 채웠다는 점입니다. 특히 나진주가 할머니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키는 장면은 너무 뜬금없는 순간에 벌어지는 일이라 왜 이렇게 사건을 전개시키는지 감독의 의도에 의문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영화의 진정한 시작은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되고부터"

 

영화 감쪽같은 그녀가 관객들에게 본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변말순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할머니의 치매와 갓난아이인 동생의 불치병에 가까운 난치병의 소식을 알게 되는 순간 영화는 초등학생인 나공주에게 감당할 수 없는 가혹한 인생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할머니와 동생을 챙기려는 나공주의 모습에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말순 할머니는 손녀의 인생의 앞길을 위해서 의사 부부에게 입양 보내려고 결심하고 손녀와의 정을 떼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서 나문희 배우와 손녀 역을 맡은 김수안 배우의 연기력의 조합이 관객들의 감동을 일으키는데 굉장히 성공적입니다. 이 영화가 인위적이고 뻔한 부분이 많음에도 관객들을 울리는 데 성공하는 이유는 주연인 나문희와 김수안 배우가 감정 몰입도가 높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우희 배우의 아쉬운 활용법"

 

배우 천우희는 이 영화에서 나공주의 담임 선생님 역할을 연기하고 우정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공주의 담임 선생님은 나공주의 신변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고 제삼자의 입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영화에서 없어도 되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담임 선생님 인물은 배우 천우희의 역량을 비교할 때 가장 아쉬운 캐릭터입니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는데는 성공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부족한 작품입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시고 또 하나의 신파 영화의 탄생이라 혹평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오로지 그것에만 의지하고 있어 나문희 배우의 이미지 소비가 심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감독의 역량 부족이 많이 보였던 이 영화는 이제 한국영화는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는 것만으로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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