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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찾아줘 후기(돌아온 이영애 배우의 스릴러 영화)

freemaden 2019. 11. 27. 13:50

영화 나를 찾아줘는 김승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친절한 금자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영애 배우의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합니다. 김승우 감독은 8년간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영화를 준비했고 영화의 소재는 실종아동에 관련해서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김승우 감독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신안 섬노예 사건과 이 영화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신안 섬노예 사건을 떠올릴 만큼 이 영화의 스토리는 그때의 사건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아동학대에 관련된 수위와 충격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나오는 악인 캐릭터들은 모두 실제로 뉴스에서나 나올법한 범법자들로 그려지고 있어 자극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 납치된 아동이 받는 처우와 환경들은 지옥을 방불케 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하면서도 너무 과장된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 정도지만 실제로 자료를 모으기 위해 현장취재에 나선 김승우 감독은 더 심한 내용이 많았음에도 자극을 덜기 위해 오히려 생략한 부분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영화 나를 찾아줘 줄거리 소개"

 

6년전 실종된 아들을 잊지 못해 아들을 찾아다니던 정연의 남편은 장난신고에 의해 차 운전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아들에 이어 남편까지 떠나보낸 정연은 슬픔에 잠겨 살지만 아들을 발견했다는 제보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 장소로 찾아갑니다. 그곳은 외딴섬에 존재하는 낚시터였고 정연은 낚시터의 직원들과 사장에게 실종된 아들을 찾는 전단지를 보여주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들은 모두 못 봤다는 말로 정연을 냉담합니다.

 

 

이틀간 섬에 머무르면서 직원들과 사장의 태도에 위화감을 느낀 정연은 밤늦게 몰래 낚시터의 직원들이 머무르는 숙소로 잠입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들과 닮은 민수라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민수는 낚시터의 가혹한 학대에 못 견뎌 도망치다가 방파제에 휩쓸려 목숨을 잃게 되고 망연자실한 정연은 아들을 학대한 낚시터 사람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악당과 경찰들의 유착관계"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악인의 유형들은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나온 캐릭터들 중에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특히 배우 유재명 씨가 연기한 홍경장은 한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부정 경찰입니다. 낚시터의 직원과 사장 캐릭터 또한 악인들의 동기와 감정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고 그 부분들을 자극적인 장면들로 덮어버림으로써 영화의 악인들 캐릭터를 단순한 2차원적인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사건 전개의 몰입감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부분은 바로 배우 유재명의 열연 때문일 것입니다. 유재명은 부패 경찰 역을 맡아 평소에는 선량해 보이지만 가려진 뒷모습은 부패와 부정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전형적인 악역을 연기했습니다. 영화의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검은 속을 드러내는 유재명의 단계적 악역 연기는 전형적인 캐릭터를 좀 더 살려낸 느낌입니다.

 

 

"아들을 찾아다니는 모성애의 표현도 진부한..."

 

감독과 배우들이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와 취지는 당연히 동의하지만 이 영화에서 캐릭터들의 감정과 표현은 너무 진부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공감력과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 영화에서 아들을 찾아다니는 엄마 정연 또한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모성애를 표현한 캐릭터입니다. 모성애는 다양한 형태가 있고 다양한 방식과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데 김승우 감독은 가장 흔한 방식으로 아들을 잃은 정연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부한 정연이라는 캐릭터도 배우 이영애의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조금의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영화 처음 부분에서는 존재감이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영화 후반부에 아들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낚시터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부분은 친절한 금자씨에서 봤던 배우 이영애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바랜 설정과 스토리"

 

영화 나를 찾아줘의 인물들의 설정과 스토리는 생략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덕분에 1시간 4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관객들이 영화를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어 편하게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스토리의 개연성의 구멍과 영화 설정의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영화가 진부한 작품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실종아동이라는 소재를 가져와서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이 문제에 대해서 상기시킨 의도는 좋았지만 역시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어떻게 관객들에게 그 소재에 대해서 공감을 일으키고 감정의 파도를 일게 하느냐가 중요한 본질입니다. 전형적이고 진부한 표현과 캐릭터로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아픔을 겪었던 피해아동과 그 가족들의 감정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임팩트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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