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협상 후기(손예진과 현빈의 콜라보 효과)

영화 협상은 한국 영화에서 최초로 전문 협상가와 범인이 인질들을 사이에 놓고 벌이는 심리전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종석 감독의 데뷔작으로 손예진과 현빈과 같은 스타들을 캐스팅에 성공하면서 호기심과 관심을 모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배우 손예진과 현빈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계기를 몰입감 있는 시나리오라고 꼽았을 정도로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관객들이 보기에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매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협상의 느낌과 분위기는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하며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전화로 범인과의 심리전이 펼쳐진다는 점, 그리고 범인의 테러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범인의 악행이 아닌 이 사회의 지도층들의 부패와 위선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같은 류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협상 줄거리 소개"

 

경찰청에서 전문 협상가로 근무하는 경위 하채윤은 휴가 도중 호출을 받고 범죄자가 인질을 잡고 있는 현장으로 호출됩니다. 하채윤은 인질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범인과 거래를 하던 도중 상사의 무리한 진입 명령으로 범인은 사살되지만 인질들은 모두 살해당하고 맙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하채윤은 경찰을 그만두려 하지만 자신의 상사가 태국에서 테러 리스트인 민태구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민태구가 한국 정부에게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는 협상가로 하채윤을 직접 지명하면서 하채윤은 다시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게 되는데...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하자면.."

 

영화 협상은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하지만 굳이 비교를 하면 더 테러 라이브에 못 미치는 영화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협상가인 하채윤의 캐릭터 완성도에 있는데 이 영화에서 협상가인 하채윤의 캐릭터는 현빈이 연기한 민태구와 함께 작품을 끌고 가는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채윤이 이 영화에서 협상가로서 하는 일은 범인의 감정에 호소하는 일 말고 거의 없습니다. 협상가라는 소재는 참신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정의감 넘치는 감정적인 경찰'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면서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을 상실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관객들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까지 추가되면서 하채윤이라는 인물의 공감력과 설득력까지 상실하게 되고 이것은 결국 영화의 전체적인 매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결국 주인공 캐릭터 구축에 실패하면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지금까지 수차례 봤던 관객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형적인 한국영화로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사회 지배층을 벌하는 카타르시스는 성공적"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이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꽤 몰입감 있는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것은 악당인 민태구가 영화의 사건들을 반전적으로 이끌어나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한국 사회의 지배층들의 비리를 까발리는 부분과 그것을 넘어 그들을 벌하는 내용은 관객들에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손예진과 현빈의 연기 앙상블은 글쎄..."

 

이 영화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포인트 중의 하나는 손예진과 현빈의 연기조합일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이미 손예진이 연기한 하채윤의 캐릭터의 구축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 두 배우의 연기 조합의 힘은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영화 협상은 손예진이 연기한 주인공 하채윤보다 현빈이 연기한 민태구가 더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손예진 배우의 연기력을 탓하기보다는 연출과정과 각본이 이미 배우의 힘만으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강을 건너버린 상태로 이 영화에서 손예진 배우는 그녀 나름의 최선의 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협상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이룬 작품입니다. 주인공 하채윤의 캐릭터 구축에는 실패했지만 악당 민태구의 역할은 적절하게 부여하고 또 현빈이 이를 멋지게 소화해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요 소재인 협상가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관객들은 이 영화의 제목인 협상이라는 단어에 그다지 큰 공감과 호응을 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