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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후기(장훈 감독의 천만관객영화)

freemaden 2019. 9. 25. 20:14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외신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가 실제 겪었던 일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영화 의형제를 연출한 장훈 감독과 의형제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송강호, 이 두 사람이 다시 뭉쳐 작품을 같이 하게 되었고 여기에 유해진, 류준열, 할리우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캐스팅되면서 완벽한 배우진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의 아픔과 비극이 담겨있는 이런 역사적 사건을 영화로 다루기에는 조심해야 할 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젠 더 이상 특정인물의 영웅화하는 연출만으로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전달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사적 사건들을 조금만 잘못 비틀어도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에 철저한 고증을 통한 연출은 필수적인 작업입니다. 

 

 

많은 한국 영화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고 만들어 관객들에게 때로는 혹평을 받고 최악의 경우에는 비난도 받게 됩니다. 하지만 택시운전사는 아슬아슬하게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면서 또 관객들에게 감동도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일들을 광주의 시민으로서의 시각이 아닌 한 외신기자와 서울 택시기사의 시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당시의 참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리얼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줄거리 소개"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 김만섭은 아내를 잃고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아버지입니다. 넉넉치 못한 형편에 전전긍긍하던 김만섭은 한 외국인을 광주로 데려다주고 다시 서울 공항으로 태워다 주면 10만 원을 준다는 소리에 망설임 없이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향합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광주로 가는 길목은 군인들로 인해 막혀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고 김만섭은 근처 시골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샛길로 광주에 진입합니다. 광주에 도착한 김만섭과 외신기자 힌츠페터는 군인들이 민간인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광경에 경악하게 되고 힌츠페터는 이 광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기록에 남기려 합니다. 하지만 겁을 먹은 김만섭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 하지만 오래된 택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서울에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데...

 

 

"제삼자의 시선으로 본 1980년 5월 광주"

 

영화 택시운전사는 영리하게도 김만섭과 외신기자 힌츠페터의 시선과 관점으로 광주의 사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시 광주는 전화도 끊어진 고립된 상태로 언론을 장악한 군부 정부는 거짓 뉴스로 국민들을 속인 후 광주의 시민들을 폭동으로 단정 짓고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던 중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평화롭게 택시기사를 하던 김만섭은 같은 대한민국인데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광주를 목격하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광주 시민들에게 미안함을 느낍니다.

 

 

처음에 김만섭은 돈과 안전을 위해서만 행동하지만 나중에는 택시운전사로서 자신이 사람들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김만섭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의 역할은 늘 그가 잘해오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내공이 깊은 송강호의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의 동력이기도 합니다. 송강호는 어느 작품에서든 평범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을 잘 소화해왔고 소시민의 특징과 심리를 연기하는 송강호의 연기는 대한민국에서 이미 상당히 높은 위치에 서 있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아쉬웠던 위르겐 힌츠페터 캐릭터"

 

이 영화에서 두 기둥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김만섭과 위르겐 힌츠페터입니다. 하지만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캐릭터는 다소 밋밋한 인물로 그저 관찰자의 역할로 영화 겉만 맴도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제일 돋보이는 주역인데 영화는 결말로 갈수록 김만섭의 존재감과 활약상이 훨씬 더 두드려져서 영화에서 인상적인 캐릭터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유해진과 류준열 또한 자신들이 지금까지 가장 잘해왔던 느낌으로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영화 내의 캐릭터가 너무 진부하고 뻔하기 때문에 큰 특색 없는 소모적인 인물로 남습니다. 

 

 

영화 1987의 경우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역사적 사건에 개입하고 사건을 이끌어 나갑니다. 1987이 의사, 경찰, 학생, 간수, 기자까지 이 당시 대한민국의 다양한 직업군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면 영화 택시운전사는 주로 택시기사들과 소수의 청년들과 광주 시민들로 함축된 설정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감동은 성공적이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전체적인 요소들은 많이 허전해 보이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200만의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대성공을 이루어 냈습니다. 또한 어쩌면 잊고 살았던 관객들에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손이 오그라질 정도의 신파와 특정 인물의 신격화 수준의 포장적인 연출은 이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며 인상적인 장면과 캐릭터가 송강호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관객들 사이에서 이야기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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