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log

[자기계발 도서리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freemaden 2019. 4. 30. 18:48

"대한민국에서 백수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

 

대한민국에서 백수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듯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부정적인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수로 산다는 것은 집을 포기하는 것이고,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고,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것, 즉 3포 세대를 대표하는 단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저자는 백수로 사는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회사나 공무원 같은 대부분의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그런 길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나 활동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프리랜스 같은 개념을 추천하는 거죠.

 

 

 

연암의 입장은 확고했다.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녹봉에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 63p 중에서 -

 

저자는 대부분의 비유를 조선의 소설가 연암 박지원의 삶에서 찾습니다. 자신이 일해야 할 때만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자신 인생의 활동에 모두 투자한 위인인데요. 양반으로서 먹고살기 위해 농사나 요리도마다 하지 않은 그의 삶에서 저자는 활동적이고 생기 있는 삶을 강조합니다. 

 

위의 저 글감은 제가 최근에 읽은 초격차라는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인데요. 앞으로는 회사에 나가 고정적인 시간에 일하고 퇴근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일하고 싶은 시간대에 일하는 그런 시대가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일만 하면 나오는 월급이 아닌 창의성과 생산성으로 돈을 버는 방식이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시대가 온다면 개인적으로는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부분이 있어요.

 

기대가 된다는 점은 내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열린다는 점이 제 자신을 고양시키는 점이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창의적인 작업으로 다른 사람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일이기 때문인데요. 결론은 하루라도 빨리 준비하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 시작이 저에게는 블로그 글쓰기고요.

 

 

 

 

백수는 노동의 소외에서 벗어난 존재다. 백수의 경제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활동의 산물이다. 당연히 소비와 부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동시에 투기 자본에도 포획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건 철학이다. 돈과 삶의 관계에 대한 인식론적 태도! 그게 바로 백수의 생명 주권이다. 

 

- 89p 중에서 -

 

잘 살고 싶으면 지금 당장! 잘 살아야 한다. 지금 당장 일상의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자립이 필수다. 자립은 의식주의 기본을 내가 직접 꾸리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부채에서 벗어나야 한다. 핵심은 화폐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화폐의 증식에 골몰할게 아니라 화폐를 어떻게 운용할까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

한마디로 '자시 삶의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 104p 중에서 -

 

저자는 잘 살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하고 그 자존감은 본인의 인생의 자립에서부터 출반한다고 말하는데요. 저도 혼자 살게 된 지 2년 정도 되어가는 시점에서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부모님 집에서 살면 분명 금전적인 부분이나 집안일 같은 여러 가지 현실적으로 편리한 점이 많겠지만 집 밖에서 나와서 혼자 살아야만 느끼는 부분도 분명히 많거든요.

 

그리고 자립해서 체감하는 그 부분에서부터 저는 진정한 자신의 인생의 주체가 되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디서 살 것이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그 모든 것은 자신이 결정하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복잡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재미있어요. 대부분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이 다 결정해 주거나 해결해 주던 것을 이제 자신이 하는 것이니까요.

 

 

 

 

핵가족은 너무 빈약하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평생 고작 셋, 아니면 넷 정도의 관계 안에 갇혀야 하다니. 정말이지 말이 안 된다. 그렇다고 다시 대가족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최선책은 이 가족들이 바깥에서 친구를 마구마구 사귀는 수밖에 없다. 그 친구들이 서로서로 막 연결되다 보면 아주 특이한 '패밀리'가 형성되지 않을까?

 

- 195p 중에서 -

 

저도 많은 영화, 책들을 보면서 지금의 가족의 형태가 과연 완전한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갖고는 합니다. 일본의 가족영화를 주로 만드시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들을 보면 꼭 피가 이어져 있어야만 가족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진정한 가족이라는 유대는 피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수많은 감정의 교감으로 인해서 형성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강조하지요.

 

때문에 위의 저자의 저 주장도 타당하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 외에 다른 이가 내 새로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개념에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면, 즉 인복이 내게 온다면 제 인생은 좀 더 풍족해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현자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성취하라고 하지 않았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고 하지 않았다.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며 혁명에 투신하라고 하지 않았다. 그들이 말한 바 진리는 자유와 해방이다. 그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타자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교감함으로써, 자연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것으로써. 그러기 위해서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가치와 표상을, 사람들이 꿈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시대가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을, 너무 시시하다고? 아니다. 이거야말로 원대한 지평이다. 모든 이상과 가치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으므로.

 

- 324p 중에서 -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의 방식을 꿈꾸며"

 

제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바로 제가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남이 정해놓은 틀에 갇혀 생각하지 않으며, 활동함에 있어서 거리낌이 없는...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인데요. 물론 이 책을 읽고 100%의 정답을 찾은 것도 아니고 대부분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도 많았지만 모든 책이 그러하듯, 제 허술한 이상에 조금씩 채워 넣을 부분들은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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